확신의 삶, ‘구원

15:10~13

2017. 11/19. 11:00(추수감사주일)

기억상실증에 걸린 교회

예수를 믿는다고 할 때, ‘믿는다’(Believe)는 영어단어에서 ‘e’를 빼면 ‘Be live’가 된다. 이는 생명이 되라는 뜻이다. 믿는다는 것은 생명이 되는 것이다. 즉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것은 예수님의 생명으로 충만해지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지난번에 말씀드렸지만 안타깝게도 오늘날 많은 교회와 신자가 예수결핍장애’(Jesus Deficit Disorder)상태라는 것이다(레너드 스윗). 상황이 이러다보니 교회와 신자가 생명이 되지 못하고, 생명을 살리는 사역을 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많은 신앙의 활동이 자살 비즈니스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천로역정의 작가 존 번연(J. Bunyan)은 그의 책 지옥의 탄식에서 이처럼 예수결핍장애상태인 목회자에 대한 아주 끔찍한 경고를 하고 있다.

 

눈 먼 목회자의 무지 때문에 얼마나 많은 영혼이 멸망했는가? 그런 식으로 설교한다면 그들의 영혼에 쥐약을 퍼뜨리는 것이다. 많은 목회자가 마을 사람의 멸망을 홀로 책임져야하지 않을까 두렵다.......

 

목회자뿐만 아니다. 이 시대의 교회와 신자도 번연의 경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생명이신 예수님이 빠진 삶과 사역, 생명을 주는 복음이 빠진 종교적 활동은 결국 죽음 비즈니스에 불과한 것이다. 쥐약을 퍼뜨리는 것과 같다. 신학자 마이클 그리피스(M. Griffiths)도 오늘날 교회와 신자의 이런 모습을 기억상실증에 걸린 신데렐라에 빗대 설명하였다. 그는 자기가 쓴 책에 신데렐라가 신발 한 짝을 쳐다보며 멍하게 앉아있는 모습을 삽화로 집어넣었다. 잠시 후면 왕자와 결혼하여 왕비가 될 그녀가 그 자격을 보장하는 유리 구두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사실을 모르고 불행한 모습으로 앉아있다. 기억상실증 때문이다. 지금 교회와 신자가 그렇다는 것이다. 주님의 신부인 교회와 신자가 예수결핍장애로 자신의 정체성(신분)과 사명을 잃고 무기력하고 초라하게 전락한 것이다. 예수결핍, 곧 복음결핍은 구원의 생명에 대하여 확신을 갖지 못하게 만든다. 그리고 확신이 없으니까 정체성을 갖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시간 구원의 확신에 대하여 말씀을 나누려고 한다.

 

구원 확신의 중요성

청교도 목회자 존 라일(J. Ryle)은 믿음과 확신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했다. ‘믿음이 뿌리라면 확신은 꽃과 같다. 뿌리 없는 꽃은 있을 수 없지만 꽃이 없는 뿌리는 있을 수 있다......’ 한마디로 믿음과 확신은 별개의 문제라는 뜻이다.

 

구원과 구원의 확신도 별개의 문제다. 구원의 확신이 없다고 구원을 받지 못한 것이 아니다. 청교도 목회자 스테판 차눅(S. Charnock)은 이렇게 말했다. ‘믿음은 마음에 새겨졌으나 먼지로 잔뜩 뒤덮여 읽을 수 없는 편지와 같을 수 있다. 하지만 먼지 때문에 그 편지의 내용이 지워지지는 않는다.읽지 못한다고 해서 증서의 효력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확신이 없다고 하여 믿음이 사라지고, 구원이 지워지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증서의 내용을 알지 못하면 그 효력을 누리지 못한다는 점이다. 구원에 대한 확신이 없다고 구원이 없어지진 않지만 구원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구원의 능력, 즐거움, 감격, 감사와 같은 구원에 따른 여러 혜택을 충분히 누릴 수가 없다. 구원의 확신은 만족과 평안을 가져다주고, 역동적인 신앙생활을 가능하게 한다. 또 어떤 난관이나 손실도 견딜 수 있는 소망을 주고, 죽음조차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를 준다. 그리고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위한 존재이고, 누구를 위한 존재인지를 알게 한다. 정체성(신분)과 사명을 분명하게 해준다. 더욱 중요한 것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는 가장 큰 동기 중 하나다. 구원의 확신이 없이 어떻게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영광을 돌릴 수 있을까? 확신 없는 신앙은 우리를 점점 더 하나님으로부터 확실하게 멀어지게 만든다. 때문에 구원의 확신이 중요한 것이다.

 

구원의 확신을 갖는 법

본문 역시 이 점을 강조하고 있다. “내가 하나님의 아들의 이름을 믿는 너희에게 이것을 쓴 것은 너희로 하여금 너희에게 영생이 있음을 알게 하려 함이라.”(13). ‘너희에게 영생이 있음을 알게 하려 것이 요한을 통하여 기록된 본서의 기록 목적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너희하나님의 아들의 이름을 믿는 사람들이다. 이미 구원받았지만 그것을 알지 못한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구원의 확신을 갖도록 본서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도 자신이 구원을 받았는지를 확신하지 못한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에게 구원의 확신이 꼭 필요하다. 그러면 어떻게 구원의 확신을 가질 수 있을까? 주님은 바울을 통해 에베소서에서 구원의 확신과 관련된 중요한 말씀을 하셨다. “그 안에서 너희도 진리의 말씀 곧 너희의 구원의 복음을 듣고 그 안에서 또한 믿어 약속의 성령으로 인치심을 받았으니......”(1:13). 말씀성령이 구원의 확신을 갖게 하는 요소라는 것이다.

 

첫째는, ‘진리의 말씀이다. 감정적인 자기 확신이나 체험을 구원의 확신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구원의 확신은 우리의 감정이나 체험에 근거하지 않고 진리의 말씀에 근거한다. 본문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영생을 주신 것(11), 아들이 있는 자, 곧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자에게 생명이 있다(12)고 선언하고 있다. 특히 여기서 주신’(11)있고’(12)란 동사의 시제가 중요하다. 앞으로 주실 것이고, 있을 것이라는 미래형이 아니다. 이미 영생을 주셨고, 이미 생명이 있다는 과거형이다. 그것도 단순과거형이다. 헬라어 단순과거형은 과거에 있었던 1회적인 사건으로, 그것이 현재는 물론 미래까지 계속 영향을 미치는 사건에 사용되는 시제. 그래서 11,12절을 이 시제에 따라 사역(私譯)을 하면 이렇게 된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영생을 한 번 주시므로 영원히 주신 것과’, ‘아들이 있는 자에게는 생명이 한 번 있으므로 영원히 있고.그러니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영생과 생명(구원)사라지거나 소멸되지 않고 영원히 있다는 것이다. 이보다 우리의 구원에 대한 확실한 보장이 어디 있겠는가? 성경에는 이와 같이 구원의 확실성을 보장해주는 말씀이 수도 없이 많다(1:12, 5:24, 13:5 등등). 이런 말씀을 읽고 듣고 공부하고 묵상함으로 구원의 확신을 가질 수가 있다.

 

둘째는, ‘약속의 성령이다. 요한복음에서는 성령을 보혜사’(Helper)라고 했다(14:26). 도우시는 분이시라는 뜻이다. 특히 우리의 연약함을 도우시는 분이시다(8;26). 그리고 본문 앞부분에서는 증언하시는 이’(6,7)로 말씀하고 있다. 무엇을 증언하시느냐? “우리에게 주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그가 우리 안에 거하시는 줄을 우리가 아느니라.”(13:24). “성령이 친히 우리의 영과 더불어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인 것을 증언하시나니”(8:16). 연약함을 도우시는 성령께서 주님이 우리 안에 거하시는 것,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인 것을 계속 증언하신다. 그래서 우리로 하여금 구원의 확신을 갖도록 하신다.

 

그리고 여기에 하나를 덧붙이면 생활의 증거가 있다. 구원은 생명의 문제다. 생명의 특징은 변화다. 생명이 있으면 반드시 의미있는 변화가 일어난다. 봄이 되면 죽은 것처럼 앙상한 나뭇가지에 새순이 돋는다. 생명이 일으킨 놀라운 광경이다. 영적 생명도 마찬가지다. 구원을 받으면, 생명의 주님이 우리 안에 거하시면 빠르던 느리던 간에 변화가 일어난다. 찬송가 436장의 가사처럼 그런 일들이 내 삶에서도 일어난다. 이전에 좋아하고 추구했던 옛 것들이 이제는 싫어지고 끊어지고, 그래서 따르지 않게 된다. 인생을 보는 관점도, 이웃을 바라보는 눈도, 말도 바뀌게 된다. 성품도 습관도 변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영적인 것에 대한 태도의 변화다. 찬양이 좋고, 말씀이 좋고, 점점 기도시간이 늘어나고, 예배시간이 지루하지 않고, 일주일이 길게 느껴지면서 주일이 기다려진다. 믿지 않는 가까운 사람을 생각하면 안타깝고 눈물이 난다. 주석가 매튜 헨리(M. Henry)는 이와 같이 거룩한 것에 대한 목마름은 한 인간이 거듭났다는 증거라고 했다. 내 삶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런 의미있는 변화는 내가 구원을 받았다는 외적 증거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 변화는 사람마다 다르다. 식물마다 성장속도가 다르듯이 영적 변화도 마찬가지다. 어떤 사람은 누구나 알아볼 만큼 극적으로 변화를 경험하는 사람도 있지만 어떤 사람은 자신도 알아채지 못할 만큼 서서히 변화하는 사람도 있다. 중요한 것은 생명이 있으면 변화가 일어난다는 사실이다. 이와 같은 생활의 증거를 통해 구원의 확신을 가질 수 있다.

 

감사 또한 확신의 증거다!

오늘은 추수감사주일이다. 추수감사절은 우리 개신교(특히 미국 청교도)의 전통인데, 추수감사절의 성경적 배경은 장막절이다. 장막절의 정신은 죄악된 세상의 상징인 애굽에서 구원하시고, 힘든 인생길의 상징인 두렵고 큰 광야에서 건져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며 감사하는 것이다. 개인으로 말하자면 구원의 은혜를 기억하며 감사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베풀어주신 은혜에 감사하고, 또한 앞으로 베풀어주실 은혜를 기대하며 감사하는 절기다.

 

물론 내 존재 자체가 감사의 조건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구원의 은혜다. 나 같은 죄인을 살려주신 은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나를 구원하여 자녀 삼으신 은혜, 마귀의 종이었던 나를 천국의 백성이 되게 하신 은혜, 죽어 마땅한 나를 살려 영생의 복을 주신 은혜, 지옥도 과분한 나에게 천국의 소망을 주신 은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렇게 베풀어주신 은혜에 대한 감사도 확신이 있어야 가능하다. 구원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구원의 은혜에 감사가 따르기 때문이다. 그러니 감사 또한 구원의 확신에 대한 증거. 구원의 은혜를 경험한 사람은 감사를 하게 된다. 시편의 시들이 그 증거이고, 우리가 즐겨 부르는 찬송가 305장도 마찬가지다(1절만 부름). 믿음을 가진 사람은 누구나 구원의 은혜를 생각하면 구원해 주신 주님께 감사할 수밖에 없다. 특히 구원의 은혜에 대한 확신이 클수록 감사도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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