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는 마음이다. ‘한 영혼에 대한 열정

4:1~9(147)

2018. 2/25. 11:00

어느 의사의 뒷모습

옆의 이 사진 한 장이 보는 이의 가슴을 눈물로 적셨다. 자신이 돌보던 10대 환자를 잃고 오열하는 의사의 뒷모습을 찍은 가슴 아픈 사진이다. 이 사진을 게재한 사람은 자신의 직업이 응급구조사라고 밝혔는데, 남부 캘리포니아의 한 병원에서 목격한 사연이라고 한다. 의사가운을 입은 한 남자가 건물외벽을 잡고 주저앉아 있는 모습이다. 그가 얼마나 큰 슬픔으로 아파하고 있는지, 살리지 못한 미안함과 죄책감이 얼마나 그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가슴 먹먹한 사진이다.

 

위 사진의 주인공 의사를 비롯하여 지난겨울 제천과 밀양의 화재현장에서 보여준 소방관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사명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신의 목숨을 내놓고 타인의 생명을 구조하는 사람도 있고, 생명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 새 생명을 주는 사람도 있고, 보다 나은 삶과 사회를 위해 노심초사(勞心焦思)는 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들이 있기에 우리의 삶과 사회가 안전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이렇게 최선을 다했음에도 안타깝게 생명을 지켜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 순간 그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누구의 비난보다 위 사진의 주인공처럼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 놓친 생명에 대한 죄책감에 스스로 사로잡히는 바로 그것이다. 이 사진을 보며 맡겨진 일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과 잃어버린 영혼에 대한 안타까움을 잃지 않고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잃어버린 영혼을 찾아서

예수님의 가르침과 삶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영혼사랑(관심), 영혼에 대한 열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내용을 잘 보여준 것이 누가복음 15장에 나온 세 비유다(잃은 양, 잃은 동전, 잃은 아들). 그런데 주님은 단순히 가르치신 것으로 그치지 않고, 그것을 삶으로 보여주시기까지 하셨다. 이것이 당대 유대교 지도자와 주님이 다른 점이다. 유대교 지도자는 가르치기만 하고 가르침대로 살지는 못했다. 그래서 주님이 그들을 위선자라고 책망하시면서 그들의 가르침은 따르고 지키되 그들의 행위는 본받지 말라고 하셨다(23:3). 이것은 비단 유대교 지도자뿐만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여기에 속한다(Me too운동). 나나 여러분도 여기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주님은 가르침과 삶이 일치했다.

 

잃어버린 것을 찾으시는 주님의 가르침을 가장 잘 보여준 사건이 있다면 세복음서에 모두 기록되어 있는 거라사의 광인(8:28~34, 5:1~20, 8:26~39)의 이야기다. 더러운 귀신이 들린 사람이 있었다. 그는 쇠사슬에 묶인 채 무덤사이에 버려졌다. 더불어 사는 일상적인 삶이 불가능했다는 뜻이다. 게다가 귀신이 발작을 일으키면 묶어놓은 고랑과 쇠사슬도 끊고 괴성을 지르며 돌로 자기 몸을 해쳤다. 그런데 주님께서 이 사람을 만나기 위해 갈릴리 밤바다의 거친 파도를 뚫고 찾아가셨다. 아마 제자들 중에는 고작 이런 사람 때문에 죽음의 공포를 느끼며 풍랑과 싸우면서 바다를 건너왔나 하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주님은 이런 사람을 위해서 온갖 수고를 아끼지 않으셨다.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그에게서 귀신을 쫓아내어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고쳐주셨다. 더욱 놀라운 것은 무덤 사이에 버려진 그를 위해 2천 마리의 돼지를 희생하셨다. 누구도 가치 있게 여기지 않은 그 사람을 주님은 이토록 귀하게 여기신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은 주님께서 영혼을 얼마나 사랑하시고, 얼마나 귀하게 여기시는지, 영혼에 대한 열정이 얼마나 크신지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우리가 영혼을 구원하는 일에 집중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와 비슷한 또 하나의 사건이 있는데, 이는 요한복음에만 나오는 바로 본문이다.

 

한 영혼에 대한 열정

본문은 주님께서 유대인과의 충돌을 피해 사역장소를 유대에서 갈릴리로 옮기시는 과정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본문 역시 주님의 영혼에 대한 사랑, 관심, 존중(가치), 특히 한 영혼에 대한 열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 본문을 유심히 보면 이와 같은 주님의 마음을 잘 보여주는 내용이 세 번나온다. 그 첫 번째가 사마리아를 통과하여야 하겠는지라.’(4) 이다. 평소에는 지나가지 않는 곳인데, 이번에는 반드시 지나가야겠다는 뜻이다. 여기엔 사연이 있다. 유대인과 사마리아인은 천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서로 증오하면서 살아왔다. 특히 유대인의 경우 사마리아인과 마주치는 것 자체를 싫어했고, 심지어는 그들의 거주지인 사마리아 지역을 밟는 것조차 싫어했다. 랍비 엘리저(Eliezer)의 글을 보면 당시 사마리아인에 대한 유대인의 감정을 잘 알 수 있다. ‘사마리아인의 우물물은 돼지보다 더럽고, 사마리아인의 빵을 먹는 것은 돼지고기를 먹는 것과 같다.그래서 유대인은 예루살렘에서 갈릴리로 가려면 사마리아를 통과하는 것이 안전한 지름길이었지만 일부러 멀고 험하고 위험한 여리고 산지를 통해 요단계곡을 따라 올라갔다. 주님도 주로 이 길을 따라 예루살렘과 갈릴리를 오가셨다. 그런데 본문은 주님께서 사마리아를 꼭 통과하려했다는 것이다. 3:22에 의하면, 지금 주님이 계신 곳은 예루살렘이 아니다. 정확한 지점은 알 수 없으나 요단계곡 어느 곳이었다. 그러면 그곳에 곧장 올라가면 갈릴리였다. 그런데 일부러 사마리아를 거쳐 갈릴리로 가시겠다는 것이다. 왜 주님은 지름길을 두고 유대인이 꺼리는 사마리아로 돌아가려고 하신 것일까?

 

두 번째는 때가 여섯시쯤 되었더라.’(6) 이다. 여섯시는 지금 시간으로 정오(12). 유대지역은 해발 천 미터가 넘는 고지인데다 햇볕이 뜨거워 한 낮엔 바깥출입이 힘들다. 그래서 특별한 사연이 없는 한 그들은 한 낮엔 바깥출입을 하지 않고 그늘에서 쉬거나 낮잠을 잔다. 그런데 주님은 숨 막히도록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길을 걸어서 사마리아 수가성에 도착하셨다. 그 때가 정오(여섯시)쯤 이었다. 무슨 사연이 있기에 주님은 이렇게 무리한 여행을 하신 것일까? 그리고 세 번째는 어찌하여’(9) 이다. 오랜 시간 달궈진 거친 길을 걷다보니 몸도 지치고 배도 고팠다. 제자들은 마을로 음식을 구하러가고 주님만 홀로 우물가에 앉아계셨다. 그 때 한 사마리아 여인이 물동이를 가지고 아무도 출입하지 않는 그 시간에 물을 길으러 나왔다. 이 여인 또한 사연이 깊은 사람이란 것을 알 수가 있다. 주님께서 이 여인에게 물 좀 달라고 말을 걸었고, 그녀가 화들짝 놀라며 한 말이 어찌하여. 이렇게 놀란 것은 유대인이 사마리아인과 상종도 하지 않은 때인데(9), 유대인 남자가 그것도 사마리아 여자인 자신에게 먼저 말을 걸었기 때문이다. 주님은 항상 이렇게 먼저 우리를 찾아오신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주님께서 지름길을 두고 일부러 먼 길을 돌아서 유대인이 꺼리는 사마리아를 통과해야 했고, 무슨 급한 사연이 있어 그 지역 사람이면 누구도 여행하지 않는 뜨거운 낮 시간에 여행을 했고, 또한 사회적 금기(통념)를 깨고 유대인 남자로서 사마리아 여자에게 먼저 말을 걸었을까? 그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그곳에 주님께서 찾으셔야 할 잃어버린 한 영혼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곳에 주님이 필요한 영혼, 구원을 받아야 할 영혼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주님께서 사회적 종교적 환경적인 모든 장애물을 넘어 그곳까지 가셨고, 먼저 말을 걸었던 것이다. 우리는 이 사건을 통해서 다시 한 번 영혼을 사랑하시는 주님의 마음, 한 영혼을 향한 뜨거운 열정을 가지신 선한 목자이신 주님의 마음을 볼 수가 있다. 오늘의 나와 여러분이 이렇게 구원받은 주님의 자녀가 되고 천국백성이 된 것도 이와 같은 주님의 마음 때문이다.

 

열정은 가치에서 나온다.

인간은 가치를 추구하는 동물이다. 그러다보니 자주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일인가? 혹은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인가? 하는 질문을 하게 되고, 또한 듣게 된다. 본문에 나온 사마리아 여인이 그렇다. 그녀가 주님께서 그렇게 열정을 쏟을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었는가? 당시 사회적 통념으로 보면, 사마리아 여인은 그럴만한 가치가 없는 존재였다. 당시 유대사회에서 여성은 노예나 어린 아이처럼 사람수로 치지도 않았다. 심지어 여성에게 토라를 보게 하느니 차라리 불태워버리는 것이 낫다고 했다(랍비 엘리저). 이런 생각은 사마리아인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 여인은 유대인이 혐오하는 사마리아인에다 여성이었다. 게다가 자신의 공동체에서조차 행실이 나쁜 사람으로 낙인이 찍혀있었다(7,18). 그런데 주님은 이런 여인을 만나기 위해 지름길을 두고 유대인이 꺼리는 지역으로 일부러 통행하였고, 뜨거운 낮 시간에 여행하였고, 먼저 말을 걸었다. 그만큼 주님께서 이 여인의 존재를 귀하게 보셨기 때문이다. 특히 그 영혼을 소중히 여기셨기 때문이다. 주님은 사람을 보실 때 생물학적인 조건이나 사회/문화적 조건, 종교적인 조건을 보시지 않았다. 오직 그 영혼을 보셨다.

 

사실 생명 자체만 놓고 보면 사람의 생명이나 짐승의 생명이나 벌레의 생명이 다 소중하다. 그런데 사람이 짐승이나 벌레와 다른 점은 영혼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어떤 존재와도 비교할 수 없이 귀중한 것이다. 주님께서 거라사의 광인처럼 버림받은 사람도, 사마리아 여인처럼 사연이 많고 평판이 나쁜 사람도 소중히 여기고 찾아가신 것이 이 때문이다. 귀신 들린 광인의 영혼도, 평판이 안 좋은 사연 많은 영혼도 다 소중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영혼을 소중히 여기다보니 영혼에 대한 열정을 쏟게 된 것이다. 열정은 가치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사람은 자신이 가치를 부여하는 것에 열정을 쏟게 된다. 전도도 마찬가지다. 한 영혼에 대한 가치를 아는데서 시작된다. 한 영혼에 대한 가치를 알면 그 한 영혼을 위해 열정을 쏟게 된다. 그래서 찾아가게 되고, 만나게 되고, 기도하게 되고, 권면하게 되고, 인도하게 된다. 우리는 이미 우리의 영혼을 소중히 보시고 쏟으신 주님의 사랑과 관심, 열정을 경험한 사람들이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것은 주님처럼 사는 것이다. 주님처럼 한 영혼을 소중히 여기고, 그 한 영혼에게 열정을 쏟는 것이다. 그 구체적인 실천이 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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