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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이 약속된 말씀, ‘스승

고전16:15~18

2019. 5/19. 11:00

랍비를 먼저 구하라!

유대인에게 전해지고 있는 이야기다. 어느 유명한 랍비가 한 도시를 방문했다. 그는 도시에 도착하자 자신을 맞이한 사람들에게 이 도시를 지키고 있는 사람을 만나러왔다고 했다. 그러자 그들은 도시의 치안을 맡은 경찰서장을 불러왔다랍비는 경찰서장이 아니라고 했다그러자 이번에는 도시의 수비대 대장을 불러왔다랍비는 그 역시 아니라고 했다. 이들은 도시를 지키는 자들이 아니라 오히려 파괴시키는 자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도시를 지키는 자라고 생각한다면 이 도시는 미래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사람들이 그러면 누가 우리 도시를 지켜는 사람이냐고 물었다랍비는 참으로 도시를 지키는 사람은 학교교사, 곧 랍비라고 했다. 이는 유대사회에서 랍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이야기다사실 랍비는 오랜 세월을 두고 유대사회를 지탱하는 기둥이었다.

 

나라가 패망하여 성전까지 불타고, 모든 것을 잃고 각처로 흩어져 온갖 어려움에 처한 유대민족에게 랍비는 살아있는 도서관이고 책이었다. 하나님의 말씀, 곧 율법이었다. 그들은 그 속에서 후손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가르쳤다그들은 교육뿐만 아니라 때로는 변호사, 의사 역할도 했고, 짐승을 잡을 때 어떻게 하면 가장 아프지 않고 깨끗하게 잡는 것까지도 가르쳤다. 그러니 랍비는 유대공동체의 정신적 지도자일 뿐만 아니라 생존비밀 중의 하나였다. 그들이 나라를 잃고 2천년 동안 떠돌이 생활을 하면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이 랍비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누구보다 랍비를 존중하고 존경했다. 이런 이야기가 있다. 아버지와 랍비가 함께 감옥에 갇혔다마침 아들에게 한 사람만 구할 수 있는 돈이 있었다. 그럴 경우 누구를 먼저 구해야 하는가우리에겐 이런 질문 자체가 어리석은 것이겠지만 유대인은 아니다. 그들은 랍비를 먼저 구하라고 가르친다. 그들이 랍비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렇게 가르친 이유는 부모는 나를 낳아 세상을 살게 했으나 랍비는 나를 영원한 세상으로 인도하고 살게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사람을 알아주라!

히브리어로 하나님의 말씀인 율법을 토라’(תורה), 부모를 호림’(הורים), 선생을 모림’(מורים)이라고 한다. 이 세 단어는 가르치다.’, ‘교훈하다.’, ‘어떤 모양으로 만들다.는 뜻의 야라’(ירה)라는 단어에서 왔다. 그러니까 히브리어로 율법과 부모와 교사에 해당되는 단어의 어원이 같다는 뜻이다. 이는 교사가 어떤 존재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교사는 아이 인생의 이정표(토라)이자 (영적)부모라는 뜻이다. 때문에 앞에서 소개한 것처럼 유대인이 랍비를 소중하게 여긴 것이다. 우리 사회도 옛날엔 그랬다. 선생님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고 했고,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 하여 선생님을 임금과 부모의 동급으로 여겼다. 사극을 보면 만인지상(萬人之上)인 왕도 자신을 가르친 선생님을 사석에서는 스승님이라고 깍듯하게 대했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 탈()권위바람이 불면서 교사의 권위가 끝 모르게 추락하고 있다. 물론 여기엔 교사 자신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보지만 하여간 나는 우리 사회의 위기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국가의 백년대계(百年大計)를 책임질 사람들을 가르치는 교사를 존중하지 않고 어떻게 올바른 교육을 논할 수가 있겠는가?

 

우리 교회도 가르치는 사역을 하고 있는 지체가 여럿이다. 이런 사람을 알아주고 소중히 여기는 풍토가 교회에서 다시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이 시간에는 교사에 대한 말씀으로 은혜를 나누고자 한다. 본문은 교회일군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말씀이다(배경설명은 생략). 바울은 한마디로 이런 사람을 알아주라고 권면한다. 이는 교사뿐만 아니라 교회와 지체를 섬기는 모든 사람에 대한 태도를 말한다. 물론 섬기는 사람 누구도 알아달라고 섬기지 않고, 그저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섬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섬기는 사람의 수고를 알아주라는 것이다. 아무리 포기하고 살지만 누군가 알아주면 위로가 되고 기쁘고 힘이 솟는다. 바울은 이런 인간의 심리를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옛말에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내어놓는다고 했다(士爲知己者死, 女爲知己者容). 알아주는 것이 이렇게 중요하다. 그러니 교회의 일군들, 특히 가르치는 교회학교 교사를 알아주기 바란다. 그들의 수고를 알아주고, 헌신과 희생을 알아주고, 고충을 알아주고, 마음을 알아주기 바란다. 알아준다는 것은 이해한다는 것이다. 기억한다는 것이다. 관심이 있다는 것이고, 귀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알아주면 위로가 되고, 힘이 솟고, 결단과 각오가 새로워지는 것이다.

 

알아주어야 할 이유

그러면서 바울은 알아주어야 할 이유를 말한다. 먼저, “성도 섬기기로 작성한 줄을 너희가 아는지라.”(15). 섬기기로 작성한 사람들이기에 알아주라는 것이다. 자기 일도 버거운데 다른 사람까지 섬기는 것은 쉽지 않다. 게다가 정당한 보상도 없고, 속된 말로 잘 하면 본전이고, 기껏 해놓고 욕먹는 것이 성도 섬기는 일이다. 그런데 스데바나의 가족은 성도 섬기기를 작정하고 섬긴 것이다. 여기서 작정하다.의 헬라어 원문은 스스로 결정하다.’, ‘자진하다.’(έταξαν έαυτους)는 뜻이다. 누군가에게 떠밀려서 마지못해 억지로 섬긴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자원하여 섬긴 것이다. 그런데 영어성경은 이를 ‘중독되다.’(addicted)는 단어로 번역하고 있다. 이렇게 번역한 것은 어려운 여건에도 그들이 자발적으로 섬기게 된 이유를 설명하기 위한 것 같다. 주님께 중독이 되고, 주님의 사랑에 중독이 되고, 주님의 말씀에 중독이 되고, 주님의 은혜에 중독이 되다보니 이렇게 섬기게 된 것이다. 우리가 주님을 잘 섬기고, 주님의 몸인 교회와 그 몸의 지체인 성도를 잘 섬기기 위해선 중독이 되어야 한다. 특히 교회학교 교사로 섬기기 위해선 반드시 주님의 사랑에 중독되고, 주님의 은혜에 중독되고, 천하보다 귀한 생명에 중독되어야 한다. 중독이 되어야 작정하여 섬길 수가 있다. 그리고 다른 성도는 이렇게 중독이 되어 섬기고 있는 교사를 알아주어야 한다.


다음은, “그들이 너희의 부족한 것을 채웠음이라.”(17). “그들이 나와 너희의 마음을 시원하게 하였으니”(18). 부족한 것을 채워서 답답한 것을 풀어준 사람들이기 때문에 알아주라는 것이다. 사람마다 마음은 있지만 여건이 안돼서 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섬기는 일도 마찬가지다. 하지 못해 늘 아쉽고 안타까웠는데, 누군가 나서서 그 일을 해결하면 마음의 답답한 것이 풀리면서 편안함을 갖게 된다. 나서서 섬기는 사람들이 바로 그렇다는 것이다. 그들의 자발적 섬김이 주님께 영광이 되고 기쁨이 되어 주님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드릴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부족을 채워 모두의 마음을 시원하게 만든다. 섬김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섬기는 사람이 많을 때 교회의 분위기가 확 바뀐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래서 바울은 이런 사람을 알아주라는 것이다. 그러니 섬긴다는 것은 어떤 일을 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 것이다.

 

영악하지 못한 사람

영화감독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책 순교일기에 나온 사막교부들이 전해주는 이야기 한 토막이다. 나이 많은 수도사가 어느 날 말라죽은 나무 한 그루를 가져와 산 위에다 흙을 파고 심었다. 그리고는 요한 콜로그라는 젊은 수도사에게 이 앙상하게 죽은 나무에 매일 물을 한 동이씩 주어 열매를 맺을 때까지 하라고 했다. 누가 봐도 미친 짓이었다. 게다가 물가는 멀리 떨어져 있었다. 그렇지만 요한 수도사는 순종했다. 그는 저녁때까지 돌아오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물을 긷기 위해 출발했다. 그렇게 3년이 지난 후, 말라죽은 그 나무에 기적처럼 싹이 돋고 열매가 맺었다. 늙은 수도사는 그 나무에서 열매를 따서 수도원의 수도사들에게 나눠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어서 이리들 와서 순종의 열매를 먹도록 하라!

 

어떤 사람이 그랬다. ‘주님을 믿는다는 것은 영악한 사람이 되기를 포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맞는 말이다. 계산이 빠른 영악한 사람은 주님을 믿기 어렵고, 이런 사람은 말라죽은 나무에 물을 주라는 명령과 같은 불합리한 말씀에 순종할 수가 없다. 이미 죽은 지 나흘이나 되어 썩은 냄새가 나는 죽은 나사로의 무덤 문을 열라는 주님의 말씀에 누가 순종하겠는가?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을 제물로 바치라니 말이 된가? 방주를 산꼭대기에다 만들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는 지금도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죽은 나무에 물을 주는 사람이 있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열매는 알고 보면 영악하지 못한 사람들의 헌신과 희생의 결과인 것이다. 그 영악하지 못한 사람들 때문에 주님의 몸인 교회가 세워지고, 유지되고, 이 교회를 통해 주님의 뜻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영악하지 못해 여러 가지로 불편한 것이 많은 교회에 남아 아이들을 가르치고, 구역을 섬기고, 식당봉사로, 차량운행으로, 찬양으로, 각자 자신의 재능을 드려 섬기고 있는 사람들 때문에 지금 우리 교회가 존재한 것이다. 이런 사람이 있는 한 앞으로도 우리 교회는 건강하게 성장하는 아름다운 교회가 될 것을 확신한다. 영악하지 못해 아무 것도 따지지 않고 그저 묵묵히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회학교교사 여러분,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아울러 성도 여러분, 우리 선생님들이 우리 아이들을 더욱 잘 섬기도록 이들의 수고를 꼭 알아주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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