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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나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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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나눔이다

1:26~27

2019. 12/15. 11:00

아름다운 시선

지난주일 주보 글에 한때 테니스 스타를 꿈꾸었던 사람의 이야기를 올렸다. 이 사람은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꿈을 접고, 여러 가지 사업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그러자 낙담해서 머리를 식힐 겸 떠난 아르헨티나 여행에서 그의 인생이 바뀌었다. 그가 그곳에서 본 것은 두 가지 때문이다. 하나는 신발이다. 아르헨티나 사람이 즐겨 신는 알파르가타라는 신발이었다. 부드러운 캔버스 천으로 된 신발인데, 품질만 개선하면 인기를 끌 것 같았다. 다음은 맨발이다. 가난한 아이들이 신발 살돈이 없어 맨발로 돌아다니는 모습에 가슴이 아팠다. 아이들의 발엔 상처가 나고 파상풍 같은 각종 질병에 쉽게 노출되어 있었다. 신발과 맨발을 동시에 목격한 그는 생각했다. ‘신발기부를 사업과 연결하면 어떨까?

 

이 사람은 세계적인 탐스슈즈(Toms Shoes)의 창업주 블레이크 마이코스키(B. Mycoskie). 그래서 그는 신발 한 켤레를 팔 때마다 다른 신발 한 켤레를 가난한 아이에게 기부하는 이른바 일대일’(one for one)기부원칙을 실천했다. 상품이 될 것 같은 신발을 바라보는 사업가의 눈에, 신발을 신지 못한 아이들의 맨발이 함께 보였다. 그리고 여기서 아름다운 사랑이 탄생했다. 자기 자신만을 위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끝에 풍요와 안락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자기 자신과 주변 사람을 동시에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의 끝에는 풍요와 안락은 물론 아름다운 사랑까지 함께 있다. 세상의 구주로 오신 우리 예수님의 성탄정신도 이와 같다. 주님의 성탄과 관련된 인물들을 살펴보면 사랑-희생-나눔이 공통점으로 드러난다(하나님, 예수님, 마리아, 요셉). 오늘은 대강절 세 번째 주일이다. 세 번째 주일의 의미는 사랑과 나눔이다. 자기 자신만을 위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자기 자신과 주변을 동시에 바라볼 수 있는 아름다운 시선을 갖는 것이 주님의 다시 오심을 기다리는 성도의 자세다.

 

최소한의 것만 있어도 나누라!

지난주일 설교 말미에서 회개를 소극적으로는 자신의 죄를 탄식하고 슬퍼하며 고백하고, 잘못을 고치고, 악한 것을 끊어내고, 잘못된 것에서 돌아서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적극적으로는 하나님께서 좋아하시고 기뻐하시는 것을 행하는 것,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찾고 실천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일하는 것이라고 했다(물론 이는 천주교에서 말한 보속교리와 다름). 그러면서 세례 요한의 설교를 잠간 인용했는데, 여기서 요한이 강조한 것이 있다. “옷 두 벌 있는 자는 없는 자에게 나눠줄 것이요, 먹을 것이 있는 자도 그렇게 할 것이니라.”(3:11). 어려운 이웃에게 사랑을 실천하라는 것이다. 적극적으로 나누라는 것이다. 특히 여기서 옷 두 벌 있는 자는......최소한의 것만 있어도 나누고, 최소한의 것만 두고 모두 나누라는 것(교회사에 성 프랜시스나 톨스토이가 이런 사람이다)이다. 나눔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말씀이다. 사실 이런 정신이 없으면 나눔의 삶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 말씀의 정신을 잘 보여주는 이야기가 테레사 수녀의 일화 중에 나온다. 아이 여덟이 있는 집에 먹을 것이 없어서 며칠을 굶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테레사 수녀가 먹을거리를 들고 찾아가서 주었다. 그러자 아이 엄마가 테레사 수녀에게 받은 것들 중에 절반을 나눠서 그것을 가지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잠시 후에 돌아왔다. 테레사 수녀가 그 엄마에게 어디 다녀온 것이냐고 묻자 그 엄마가 이렇게 대답했다. ‘그들도 굶고 있어요!자신도 자기 자식도 굶고 있지만 이웃도 굶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먹을거리가 생기니까 그것을 이웃과 나눈 것이다. 이 모습에 테레사 자신이 오히려 감동을 받았노라고 말했다. 이것이 옷 두 벌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에게 주라는 말씀의 실천이다. 우리는 말씀을 보면서도 실천하지 못한 것을 말씀을 모르면서도 실천하며 사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말씀은 나를 위한 말씀이고, 나에게 주신 말씀이다. 내가 실천해야 할 말씀이다.

 

나눔이 가능하려면

결국 이런 나눔의 삶이 가능하려면 두 가지가 있어야 한다. 하나는 생명을 바쳐 사랑해주신 예수님의 사랑에 대한 깊은 은혜의식이다. 신앙생활에서 일어나는 모든 행위는 여기서 출발한다. 기도도 찬양도 예배도 봉사도 섬김도 선교도 모두가 은혜의식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은혜의식이 사라지면 이 모두는 형식적인 종교의식으로 전락하고 만다. 그리고 이런 행위는 도리어 주님을 불편하게 만들고 화나게 만든다(1). 결국은 자기 의를 이루기 위한 종교적 욕망표출로 주님을 말하지만 주님께 관심을 두지 않기 때문이다. 나눔도 마찬가지다. ‘내가 이렇게 주님의 은혜를 받았고, 그 은혜에 안에 살고 있는데, 내가 어떻게 그 은혜에 보답할까?하는 심정이어야 한다. 그러면 절로 나눔의 삶이 살아지게 되는 것이다. 생각해 보라! 옷을 여러 벌 가지고 있어도 나눠주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달랑 입고 벗을 수 있는 단 두 벌 중에 하나를 없는 사람에게 나누라는 것이다. 최소한의 것만 있어도 나누고, 최소한 것만 두고 나누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 수 있겠는가? 충만한 은혜의식만이 이 일을 가능하게 만든다. 내가 주님으로부터 받은 은혜를 내어놓는 것이 나눔이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두 벌 옷 모두 주님께 받은 것인데, 한 벌은 내가 가지고 다른 한 벌만 주라고 하니 도리어 감사할 일이 아닌가?

 

그런데 이런 은혜의식은 믿음에서 비롯된다. 은혜의식과 믿음은 온도계의 수은기둥과 핫팩의 관계와 같다. 온도계에 핫팩을 갖다 대면 수은기둥이 쑤욱 올라간다. 그러나 핫팩이 식으면 수은기둥이 뚝 떨어진다. 믿음 안에 있으면 은혜의식이 가득하여 나눔의 생활이 풍성하게 된다. 본문이 믿음을 나눔과 연결시킨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하나님 앞에서 청결하고 더러움이 없는 경건은 곧 고아와 과부를 그 환난 중에 돌보고.....”(27). 어려운 이웃(고아와 과부)을 환난 중에 돌아보는 것이 청결하고 더러움이 없는 경건, 곧 순결하고 순수한 믿음의 증거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일은 은혜의식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러므로 은혜의식과 믿음은 깊은 연관이 있는 것이다. 부자와 거지 나사로 비유(16)에서 부자가 지옥에 간 이유가 나오지 않는다. 굳이 그 이유를 찾는다면 도울 수 있는 입장에 있으면서도 주리고 병들어 자기 집 문간에 누워있는 이웃(나사로)을 돕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려운 이웃을 돕지 않았다고 지옥 간다는 것이 맞는가? 아니다. 그런데 이 본문을 깊이 읽으면 부자가 지금 자신이 누린 것에 대한 은혜의식이 없었고, 때문에 어려운 이웃을 보고도 도울 마음이 없었던 것이다. 결국 이것은 부자에게 믿음이 없다는 증거다. 아무튼 믿음 안에서 은혜의식이 사랑의 나눔을 실천하는 중요한 방법이다.

 

다른 하나는 어려운 이웃에 대한 시선이다. 서론에서도 아름다운 시선이야기를 했지만 어떤 태도로 이웃과 주변을 바라보느냐가 중요하다. 성경은, 특히 어려운 이웃을 주님으로 생각하고 주님으로 대하라고 말씀한다.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주님께 한 것이고,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하지 아니한 것이 주님께 하지 아니한 것이라.’(25:40,45)고 했다. 구약에서 비슷한 내용을 발견할 수 있다. “가난한 자를 불쌍히 여기는 것은 여호와께 꾸어 드리는 것이니 그의 선행을 그에게 갚아 주시리라.”(19:17). 그래서 탈무드도 고아와 과부를 웃게 하는 것이 하나님을 웃으시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와 같은 생각에서 이스라엘 사람들은 지금도 하나님께 드리는 십일조와 나눔을 위한 구제를 거의 동일하게 취급하고 있고, 거룩한 기억과 거룩한 습관을 갖도록 하기 위해 자녀에게 어려서부터 이 두 가지를 철저하게 가르치고 있다. 우리 기독교의 초대 성도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생활도 녹녹치 않았으나 풍성하게 나눔을 실천하여 유무상통(有無相通)의 생활을 달성했다(2). 어려운 이웃을 어려운 이웃으로만 보지 않고 주님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내 앞에 헐벗고 있는 사람, 굶주리고 있는 사람, 궁지에 몰린 사람을 주님으로 보고 주님으로 생각했다. 그러니까 아낌없이 도움 수가 있었던 것이다. 두 벌 옷을 가지고도 한 벌을 헐벗은 이웃에게 선 듯 내어줄 수가 있었던 것이다. 우리에게는 두 개의 창이 있어야 한다. 하나는 주님을 향한 창(기도와 말씀)이고, 다른 하나는 이웃을 향한 창(나눔과 섬김)이다. 그래서 주님을 향한 창을 통해 이웃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축복의 영혼(נֶפֶש ברכהּ)

나눔은 갈증으로 쓰러진 사람에게 생수와 같다.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은 목마른 사람에게 생수를 공급해주는 사람과 같다. 성경은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을 갈증해소를 위해 남에게 물을 충분히 마시게 하는 사람’(11:25, ‘남을 윤택하게 하는 자’)이라고 한다. 그리고 구제를 좋아하는 자’(11:25)를 히브리어로 네페쉬 베라카’(נֶפֶש ברכהּ)라고 한다. 축복의 영혼(사람)이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구제를 좋아하는 사람은 이웃에게 복이 되는 사람, 곧 복의 통로가 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구제(ברכה)와 복(ברך)을 같은 단어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구제가 곧 복이다. 구제하는 사람은 복이 있는 사람이고, 구제하는 사람은 복이 되는 사람이고, 구제하는 사람은 복을 나누는 사람이다. 복이 있으니까 구제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성경은 구제를 좋아하는 사람은 이미 복을 받은 사람인데, 또 복을 약속한다. 그것은 더 풍족하게 되는 복이다. 이것은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풍족한 삶을 뜻한다. 주님께서도 같은 말씀하셨다. “주라 그러하면 너희에게 줄 것이니 곧 후히 되어 누르고 흔들어 넘치도록 하여 너희에게 안겨 주리라.”(6:38a).

 

흔히 나눔을 말할 때 가진 것이 없어서 나누지 못한 것이 아니라 마음이 없기에 나누지 못한 것이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그 마음이 곧 은혜의식으로 가득한 마음이고, 특히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주님의 마음, 주님으로 생각하는 마음, 주님으로 바라보는 마음이다. 성탄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셔서 우리에게 구주이신 주님을 보내주신 사건이고, 우리 주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셔서 우리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생명을 주시기 위해 오신 사건이다. 하나님과 우리 주님께서 먼저 친히 사랑의 나눔을 실천하여 본을 보여주신 사건이 성탄이다. 그러므로 주님을 믿고 따르는 우리 또한 이런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다. 특히 이 성탄의 계절에 나눔을 잘 실천합시다! 그리하여 자신의 믿음이 은혜의식으로 충만 산 믿음인지 스스로 점검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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