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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큰헤드(Birkenhead) 정신

 

 

1852년 2월 27일 새벽 2시, 영군해군의 수송선 버큰헤드 호(號)가 케이프타운 항에서 67㎞쯤 떨어진 곳을 항해하던 중 암초에 부딪쳤다. 배에는 영국 73보병연대 소속 병사 472명과 가족 162명이 타고 있었는데, 배 안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구명보트는 단 3대 뿐이었고, 보트 당 정원은 60명이었다. 상어 떼가 우글거리는 바다 속으로 배는 점점 가라앉고 공포에 질린 사람들은 우왕좌왕하며 서로 보트를 타려고 아우성이었다. 이 때 북소리가 울렸다. 그러자 반사적으로 병사들이 갑판에 집결했고, 함장인 알렉산더 세튼 대령이 병사들을 향해 외쳤다.

 

‘제군들은 들어라! 가족들은 그동안 우리를 위해 희생을 해왔다. 이제 우리가 그들을 위해 희생할 때다. 어린이와 여자부터 보트에 태워라! 대영제국의 남자답게 행동하라!’

 

이내 횃불이 밝혀지고 승무원들이 어린이와 여자들을 구명보트에 태웠다. 마지막 구명보트가 배를 떠날 때까지 병사들은 차렷 자세로 가족들이 떠나는 것을 지켜보았다. 보트에 탄 가족들은 수백 명의 병사들이 배와 함께 바다로 잠기는 것을 지켜보며 울부짖었다. 600명이 넘는 승선자 중 단 193명이 살아남았다.

 

그 후 영국인들은 어떤 사고가 터질 때마다 ‘버큰헤드 정신으로!’라고 외친다고 합니다. 그러면 우왕좌왕하던 이들도 곧 숙연해진다고 합니다. 1912년 타이타닉 호 침몰 때도 이 정신이 큰 빛을 발휘했습니다. 어린이와 여자를 먼저 생각하는 이 버큰헤든 정신은 이웃을 위해, 특히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자신을 기꺼이 주는 희생정신입니다. 사순절은 신자에게 있어서 이와 같은 정신을 실천하는 절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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