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이야기  


조회 수 5815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성지순례 이야기28, ‘모자이크 도시, 마다바’

 

 

요르단은 수공예산업이 매우 발달되어 가는 곳마다 즐비하게 진열된 공예품들이 순례객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특히 유리병 안에 가지각색의 모래로 그린 그림, 각양의 수공예 융단(이야기 속의 신드바드가 타던 날아다니는 양탄자도 이런 것이었을까?), 형형색색의 돌을 쪼아 붙인 모자이크 제품 등.......그리고 모자이크 제작과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 작품들은 같은 밑그림으로 시작을 하지만 똑같은 것은 하나도 없다고 한다.

 

수도 암만에서 약 30Km 떨어져 있는 곳에 비잔틴시대 모자이크 예술의 중심지였던 마다바(Madaba)가 있다. 이 도시 모자이크 장인들은 정성어린 작품들을 남겨 놓았는데, 이들 작품은 오늘날 미술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는 걸작들이다. 특히 동방 정교회 소속 성 죠지교회(St. George Church) 바닥에 6세기에 만들어진 고대근동을 나타내는 대형(10.5m×5m, 약 30평의 바닥을 채울 수 있는 크기) ‘모자이크 지도’(mosaic map)는 너무 유명하여 전 세계로부터 많은 순례객과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가이드의 설명에 의하면 이 지도를 만드는데, 가지각색의 자연석 조각 ‘2백3십만 개가 사용되었고, 적어도 11,500시간이 소요되었다’고 한다. 이 지도는 중동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지도로 알려져 있고, 성지 예루살렘의 성묘(聖墓)교회가 중심이다. 특히 이 지도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사해로 흘러가는 요단강에서 물고기가 머리와 꼬리를 강 상류로 향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사해로 내려가면 짠물에 당장 죽기 때문이다. 굳이 지도에 물고기까지 그려 넣은 이유로 볼 때 이는 이 지도를 만든 이들이 “그러므로 우리는 들은 것에 더욱 유념함으로 우리가 흘러 떠내려가지 않도록 함이 마땅하니라(히2:1).”는 말씀을 마음에 둔 까닭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요단강의 물고기처럼 올라가는 신앙을 위한 몸부림이 필요함을 새삼 느꼈다.

 

jrd12.jpg 

성 죠지교회 바닥에 있는 모자이크 지도 모형도

  

마다바는 역사적으로 비잔틴시대에 크게 번성한 유명한 기독교 도시다. 그러나 비잔틴시대가 끝난 후로는 쇠퇴일로를 걸었다. 특히 8세기 중엽 지진으로 도시가 파괴된 후 19세기 말까지 천년이상 잡초만 우거진 폐허의 땅이었다. 그런데 지금부터 약 130여 년 전 카락성에서 기독교도와 이슬람교도 사이에 종교문제로 충돌이 있어 수적으로 열세한 기독교도가 추방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그러자 기독교도들이 당시 통치자 오스만 터키 당국에 도움을 청했고, 이 청원에 따라 오스만 제국은 카락에서 북쪽으로 약 85㎞떨어진 곳에 있는 옛 기독교의 도시 마다바로 이주를 허락해 주었다. 하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었는데, 살 집은 자유롭게 지을 수 있으나 교회는 비잔틴시대 교회건물이 있던 자리에만 짓도록 제한하였다. 이곳으로 이주한 2천 여 기독교도들은 무너진 교회 터 위에 교회를 세우는 작업을 시작했는데, 앞에서 소개한 모자이크 교회로 유명한 성 죠지교회 역시 이 때 세워진 것이다. 이렇게 마다바는 기독교도들이 재건한 도시였지만 지금은 대부분이 이슬람화 되고 주민 1/3만이 기독교인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슬람 사회에서 유일한 기독교 도시라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1500여 년의 세월을 지켜온 모자이크 지도를 보며 삶은 마치 ‘조각 맞추기’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자이크 작품들은 같은 밑그림으로 시작을 하지만 똑같은 것이 하나도 없는 것처럼 사람도 그렇다. 살아온 여정을 보거나 어떤 이들의 자서전을 보면 똑같이 산 사람은 아무도 없음을 알 수 있다. 심지어 한솥밥 먹고사는 부부나 가족도 각기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간다. 모자이크 작품들은 멀리서 보면 ‘아! 예쁘다.’라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그러나 가까이서 보면 흠결(欠缺)이 많다. 인생도 멀리서 보면 아름답지만 가까이 가보면 많은 아픈 상처와 약점을 지니고 있다. 내 인생의 모자이크 조각 맞추기 작업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남은 생을 더 아름답게 장식해야할 텐데, 어떤 모양과 색을 입혀야 마무리를 잘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을까? 아울러 내 인생, 혹은 내가 속한 공동체의 모습이 가까이서도 아름다운 모습이기를 소망한다.

 

 

  • ?
    장양식 2012.08.03 23:33

    그 간에 마음이 많이 분주하여 성지순례 이야기를 오래 쉬었습니다.
    힘내서 열심히 쓰겠습니다.
    앞으로 요르단에 대하여 몇 편 더 쓰고
    이스라엘에 대하여 쓰려고 합니다.

    처음부터 글을 쓰려고 작정하고 순례를 간 것이 아니라
    다녀와서 문득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가이드의 말을 떠올리며
    그곳에서 가졌던 생각들을 정리하여 쓴 글이라 많이 부족합니다.
    게다가 적절한 사진자료도 충분히 준비하지 못했고요......

    모쪼록 둔필을 아끼는 마음으로
    꾸준히 방문해 주신 모든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관심과 큰 성원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간략하게나마 소감도 남겨주시면 더욱 힘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두루 강건하소서!
    장양식 드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 성지순례 이야기21, ‘엘리야의 로뎀나무’ file 장양식 2012.05.01 6882
29 성지순례 이야기22, ‘십자군의 성채, 카락성’ file 장양식 2012.05.08 10881
28 성지순례 이야기23. ‘불륜의 주인공이 선지자로!’ file 장양식 2012.05.11 5870
27 성지순례 이야기24. ‘소돔의 사과’ file 장양식 2012.05.17 6482
26 성지순례 이야기25, ‘소금기둥이 된 여인’ file 장양식 2012.05.23 8612
25 성지순례 이야기26. ‘행복한 바보, 우리야’ file 장양식 2012.07.17 5717
24 성지순례 이야기27. ‘비에 대한 소감’ file 장양식 2012.07.29 5519
» 성지순례 이야기28, ‘모자이크 도시, 마다바’ 1 file 장양식 2012.08.03 5815
22 성지순례 이야기29, ‘사막의 열풍, 함신’ file 장양식 2012.08.04 6732
21 성지순례 이야기30, ‘느보산에 서다.’ file 장양식 2012.08.07 6356
20 성지순례 이야기31, ‘느보산의 명물, 놋뱀’ file 장양식 2012.08.10 8281
19 성지순례 이야기32, ‘왕의 대로’ file 장양식 2012.08.15 10207
18 성지순례 이야기33, ‘여기가 요단강입니다!’ file 장양식 2012.08.30 9018
17 성지순례 이야기34, ‘야자나무 숲’ file 장양식 2012.10.06 6739
16 성지순례 이야기35, ‘엔게디의 고벨화’ file 장양식 2012.10.07 9701
15 성지순례 이야기36, ‘No more Masada!’ file 장양식 2012.10.15 6438
14 성지순례 이야기37, ‘싱크 홀’ file 장양식 2012.10.17 7167
13 성지순례 이야기38, ‘말씀을 품은 땅, 쿰란’ file 장양식 2012.10.19 6937
12 성지순례 이야기39, ‘세상을 뒤흔든 돌멩이’ file 장양식 2012.10.25 7513
11 성지순례 이야기40, ‘다이아몬드 공깃돌’ file 장양식 2012.10.26 853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Next
/ 3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