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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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 이야기38, ‘말씀을 품은 땅, 쿰란’

 

 

월드스타가 된 가수 싸이가 미국의 어느 방송국과 인터뷰에서 미국 사람들이 ‘모든 한국 사람들을 자기처럼 키도 작고 통통하게만 생긴 것으로 생각할까 걱정이다.’는 말로 귀염을 토했다. 물론 그가 자신이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이 자신의 재능(‘강남 스타일’이라고 하는 노래와 ‘말’춤) 때문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한 말은 아니라 생각한다. 그릇의 가치는 그릇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안에 담겨 있는 내용물에 있다. 내용물이 그릇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황량한 유대사막 끝자락, 사해북쪽 언덕 위로 현대식 건물이 하나 나오는데, 이곳이 2천 년 전 유대교의 한 종파인 에세네파 사람들의 주거지였던 쿰란공동체 유적지다. 이곳은 성서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시내산 중턱에 있는 캐서린 수도원과 함께 꼭 찾고 싶어 하는 곳이다. 쿰란이란 말은 ‘두 개의 달’이란 뜻인데, 밤하늘에 빛나는 달과 그 달의 모양이 그대로 사해를 통해 투영되어 사해에 떠있는 또 하나의 달이 빛나는 곳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그런데 외견상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만한 아무런 조건이 없는 유대사막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그저 평범한 이곳이 신자는 물론 일반인들에게까지도 잘 알려진 명소가 되었다. 그것은 여기에서 일반적으로 쿰란사본, 혹은 사해사본 등으로 알려진 현재까지 가장 오래된 성서사본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즉 지난 2천년 동안 하나님의 말씀을 품고 있었기 때문이다.

 

 20세기 최대 발견이라고 할 수 있는 쿰란사본은 1947년 초 이 주변에서 염소를 치던 베두인 목동에 의해서 발견qumran.jpg 되었다. 여기서 발견된 사본이 예수님 시대의 것으로 확인되자 학자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이곳에서 동굴이 총 267개가 발견되었는데, 그 중 11개의 동굴에서 성서사본들이 나왔다(옆의 작은 사진은 이곳에서 발견된 사본의 일부이고, 큰 사진에 보이는 작은 구멍이 4번 동굴로 가장 많은 사본이 발견된 곳). 발견된 사본은 에스더서를 제외한 구약성서 전체와 여러 외경이 포함되어 있고, 그 가운데는 양피지 길이 7m에 달하는 이사야서 66장 전체가 그대로 수록된 사본도 있다. 이 사본들은 현재 이스라엘 고고학 박물관 책의 전당에 보관되어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 사본들이 발견된 쿰란지역 뿐만 아니라 이 사본들을 남긴 에세네파 사람들에게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사실 이들은 스스로 세상과 격리를 선언하고 지형이 험하고 외딴 곳에 터를 닦고 신앙생활에만 매진했던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들 역시 오늘날에 이르러 크게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이 또한 말씀을 사랑하고 헌신했기 때문이다.

 

신자의 목적은 ‘잘되는’ 것이 아니라 ‘잘사는’ 것이다. 세속적으로 성공하여 사람들 앞에 드러나 크게 이름을 얻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이름도 빛도 없이 살면서 주님께 인정을 받는 것이 목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런 목적과 목표에 집중하여 사는 것이 도리어 세속적으로 잘되고 크게 드러나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를 증명해 준 것이 쿰란과 이곳에서 공동체를 이루고 살았던 에세네파 사람들이다. 주님을 위해, 주님의 말씀을 위해 사는 것이 참으로 잘사는 길이고, 사람들의 주목을 끄는 참으로 잘되는 일이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계명 중의 지극히 작은 것 하나라도 버리고 또 그같이 사람을 가르치는 자는 천국에서 지극히 작다 일컬음을 받을 것이요 누구든지 이를 행하여 가르치는 자는 천국에서 크다 일컬음을 받으리라.”(마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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