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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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 이야기33, ‘여기가 요단강입니다!’

 

 

jks.jpg 느보산을 끝으로 요르단 순례를 마치고 이스라엘로 향하는 내 가슴은 40년 광야생활을 마치고 대망의 가나안에 입성하는 이스라엘 백성의 마음처럼 벅차올랐다. 굽이진 느보산을 내려오면서 (이곳에선 흔하지 않는)밭에서 토마토를 수확하는 농부들과 작은 돌 틈 사이에 있는 풀잎을 뜯고 있는 양떼(이곳 양들은 꼬리가 세 개란다. 두 개는 지방 주머니로 꼬리 옆에 가늘고 길게 붙어 있어 꼬리처럼 보인다고 함), 산보라도 나온 듯 여유롭게 도로를 건너는 낙타가족을 만났다. 차는 황량한 벌판을 달려 요르단과 이스라엘의 국경 인근지역에 접어들자 모래언덕이 이어지는 구릉 곳곳에 국경을 지키는 요르단 초소들이 보였다. 알렌비 다리(이 다리는 제1차 세계대전 때 터키를 물리친 영국군 사령관 에드먼드 알렌비 장군을 기념하여, 그 이름을 따서 만든 것/ 요르단에서는 킹 후세인 다리라고 함)를 건너 출애굽의 목적지 약속의 땅 가나안(이스라엘)으로 들어섰다. 가이드가 외쳤다. ‘여기가 요단강입니다!’ 누가 시작신호를 보낸 것도 아닌데 모두가 ‘와’하며 차안에서 일어나 창밖을 내다보았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강물은 보이지 않고 다리위에 설치된 녹슨 철구조물만 보였다.

 

  jriver.jpg 특히 찬송가에 익숙해서 그런지 요단강은 그 이름만 들어도 왠지 천상의 평안이 깃들어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현실의 강은 평안과는 거리가 멀다. 전쟁의 상처로 얼룩진 헐몬산 비탈근처의 물살이 거센 상류에서 출발해 거품이 둥둥 떠 있는 진흙탕 사해에 이르기까지 약 300km를 흘러가는 요단강은 분쟁국들의 틈바구니에서 강줄기를 근근이 이어가고 있다(옆의 사진은 요단강의 지도와 요단강 발원지의 모습). 이들 국가는 강둑에 지뢰를 매설하거나 모래톱을 서로 차지하려고 전쟁도 불사한다. 잘 아는 대로 이곳은 항상 물이 귀하다. 게다가 몇 년째 계속되는 가뭄에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이주한 사람들로)인구팽창까지 겹쳐 요단강은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요르단 사이에서 생명과도 같은 물을 둘러싼 분쟁의 불씨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요단강을 히브리어로 ‘야르덴’이라고 하는데, ‘흘러내린다.’는 뜻과 함께 ‘애통, 애곡’이라는 뜻도 있다. 특히 ‘애통, 애곡’이라는 뜻이 요단강이 처한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

 

요단강의 이미지와 현실, 이름과 실재 사이의 괴리는 현실 교회와 신자를 생각나게 했다. 교회와 신자가 직면한 현실이 이와 같다. 바울은 교회를 ‘고린도에 있는 하나님의 교회’(고전1:2)라고 했다. 고린도라고 하는 세속도시(현실)에 뿌리를 두고 있는 교회, 이런 세속성 때문에 교회 안에 많은 한계(약점과 문제들)가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교회는 하나님의 교회다. 많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거룩한 존재라는 것이다. ‘세속성과 거룩성’ 그 사이에 교회가 있다. 그래서 교회는 세속성 때문에 날마다 거룩을 향하여 늘 개혁되어야 하고, 그 거룩성 때문에 여러 한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사랑하고 귀하게 여겨야 한다. 이는 신자도 마찬가지다. 루터의 표현대로 죄인인데, 용서받은 죄인이 신자다. 신자와 교회가 세속성을 벗고 온전히 거룩한 존재가 되기를 희망하듯 요단강이 천상의 평안이 깃든 그 아름다운 이미지와 죄로 슬퍼하는 사람들의 눈물과 그 죄를 씻어주는 강으로 회복되기를 소망한다.

 

아무튼 눈으로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다리 밑으로 그 요단강이 흐르고 있었고, 비록 차안에 있었지만 나는 그 요단강을 건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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