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이야기  


댓글 0조회 수 8330추천 수 0
?

단축키

이전 문서

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Files
?

단축키

이전 문서

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Files

성지순례 이야기48, ‘헐몬의 이슬’

 

 

어떤 사람에겐 귀한 것도 어떤 사람에겐 귀찮은 것이 될 수 있다. 물론 그 반대도 있다. 이슬도 마찬가지다. 시인에게는 많은 영감을 주지만 이른 아침, 들에 나가서 일을 한 사람에게는 무척 귀찮은 존재다. 어려서 아침마다 소를 몰고 나가서 소를 먹였다. 낮에 일을 시키려면 아무리 짐승이라도 아침을 든든히 잘 먹여야 한다는 아버지의 지론 때문이다. 잠이 덜 깬 상태에서 소를 먹이기 위해 밖으로 나가는 일도 귀찮지만 무릎까지 바지를 다 적시는  이슬 또한 귀찮은 존재였다. 소를 좋아하지만 매일 아침 이슬에 젖으며 소 먹이는 것이 싫다보니 소까지 싫어져 제발 소 좀 팔아버리자고 부모님을 조른 적도 있다.

 

hjang.jpg 그런데 금번 순례기간 중에 사막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모든 생물들에게 이슬이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 것인지를 새삼 절감하였다. 물이 없는 그 척박하고 메마른 땅에서 생명유지를 위해 필요한 수분공급이 낮과 밤의 일교차에 의해 생긴 이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경에서도 이슬을 하나님의 은혜에 비유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슬이 사막의 생물들에게 필수적인 것처럼 하나님의 은혜가 인생에게 그와 같다는 뜻이다.

 

‘헐몬’의 이슬이 바로 그것이다(시133:3). 성경이 헐몬의 이슬이라고 특별하게 부르는 것은 헐몬산을 통해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헐몬산은 만년설은 아니지만 한 여름을 제외한 거의 1년 내내 정상이 눈으로 덮여 있다(때문에 중동지역에서 유일하게 스키를 탈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백발의 산(아랍어로 ‘제벨 에식’)이라고도 부르는데, 저녁이면 정상의 눈이 북풍에 날려서 내려오다가 따뜻한 공기와 만나 이슬이 되어 남쪽 네게브 사막까지 이스라엘 전역을 적시게 된다. 성지에서 살고 있는 모든 생물들이 이 이슬의 혜택을 누리고 사는 것이다. 그러니 이 이슬을 하나님의 은혜에 비교한 것은 참으로 적절하다고 본다(위 사진은 골란고원 중턱에 있는 전망대에서 헐몬산을 배경으로 찍은 것이다. 조금 멀긴 해도 헐몬산 전체를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흔히 인생의 허무를 말할 때 이슬을 자주 언급한다. 수분의 양이 너무 적어 햇볕에 금방 사라지기 때문이다. 물론 이슬의 삶은 짧다. 그렇지만 그 짧은 순간을 가장 아름답게 살아간 것이 이슬이다. 비록 아침 햇살과 함께 사라지는 짧은 일생일지라도 짧다고 슬퍼하지 않고 조용히 다가와 자신을 온전히 드려 다른 생명을 살리고 주변을 기름지게 해준다. 어쩌면 그렇게도 우리 주님의 삶과 마음을 쏙 닮았는지 모르겠다. 요란하지 않으면서도 주변에 깊은 영향을 주고, 그러기 위해서 자신을 기꺼이 희생하는 이슬! 이슬과 같은 삶을 소망해 본다. 그리고 이슬과 같은 주님의 은혜로 매일의 풍성한 삶에 감사를 드린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0 성지순례 이야기50, ‘이스라엘의 에덴, 텔 단’  fileimage 장양식 2013.06.25 6521
49 성지순례 이야기49, ‘신들의 도시, 가이샤라 빌립보’  fileimage 장양식 2013.06.21 7838
» 성지순례 이야기48, ‘헐몬의 이슬’  fileimage 장양식 2013.01.07 8330
47 성지순례 이야기47, ‘분쟁의 땅, 골란고원’  fileimage 장양식 2013.01.03 6995
46 성지순례 이야기46, ‘흔들어 깨우는 자, 아몬드나무’  fileimage 장양식 2012.12.31 7082
45 성지순례 이야기45, ‘밭에 심겨진 잡초, 겨자’  fileimage 장양식 2012.12.29 6066
44 성지순례 이야기44, ‘들의 백합화, 아네모네’  fileimage 장양식 2012.12.24 6641
43 성지순례 이야기43, ‘갈릴리의 갈매기’  fileimage 장양식 2012.12.23 5037
42 성지순례 이야기42, ‘흑암의 땅, 갈릴리’  fileimage 장양식 2012.12.16 5841
41 성지순례 이야기41, ‘最下장소, 最高만족’  fileimage 장양식 2012.10.31 4794
40 성지순례 이야기40, ‘다이아몬드 공깃돌’  fileimage 장양식 2012.10.26 6463
39 성지순례 이야기39, ‘세상을 뒤흔든 돌멩이’  fileimage 장양식 2012.10.25 5626
38 성지순례 이야기38, ‘말씀을 품은 땅, 쿰란’  fileimage 장양식 2012.10.19 5176
37 성지순례 이야기37, ‘싱크 홀’  fileimage 장양식 2012.10.17 5264
36 성지순례 이야기36, ‘No more Masada!’  fileimage 장양식 2012.10.15 4420
35 성지순례 이야기35, ‘엔게디의 고벨화’  fileimage 장양식 2012.10.07 7003
34 성지순례 이야기34, ‘야자나무 숲’  fileimage 장양식 2012.10.06 4862
33 성지순례 이야기33, ‘여기가 요단강입니다!’  fileimage 장양식 2012.08.30 6446
32 성지순례 이야기32, ‘왕의 대로’  fileimage 장양식 2012.08.15 7701
31 성지순례 이야기31, ‘느보산의 명물, 놋뱀’  fileimage 장양식 2012.08.10 6003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Next ›
/ 3
Designed by hikaru10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스케치북5

SketchBook5,스케치북5

SketchBook5,스케치북5

SketchBook5,스케치북5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