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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샘을 복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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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양식 댓글 0건 조회 14,001회 작성일 09-05-2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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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샘을 복되게 하라.

잠 5:15~19

2009. 05/17 11:00

비누 한 장 때문에.

노벨상 수상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께즈(G. G. Marquez)의「콜레라시대의 사랑」이라는 소설에 ‘비누 한 장’ 때문에 부부사이가 무너지는 모습이 나온다. 어떤 부인이 자기 집 화장실에 세수 비누를 사다두는 것을 잊어버렸다. 욕실에 수건, 화장지, 비누를 챙기는 등 집 안 일을 하는 것은 아내의 몫이었다. 남편이 목욕을 하다 보니 비누가 없었다. 화가 나서 한 마디 했다.

          ‘내가 비누 없이 목욕한 지 일 주일이 넘었어!’

그러자 부인이 발끈했다.

          ‘뭐요? 일주일이나 되었다고요.’

이렇게 해서 이 부부는 싸우기 시작했다. 남편은 단순한 실수를 과장해서 떠벌리고 아내는 이를 완강하게 부인했다. 이 일 이후 7개월 동안 이 부부는 방을 따로 쓰고, 식사 때도 서로 말을 한 마디 하지 않았다.

어떻게 비누 한 장 때문에 7개월 동안 그럴 수가 있을까? 대답은 이렇다. ‘미안해요.’ ‘용서하세요.’ 이 말을 아무도 먼저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어떻게 부부관계가 비누 한 장 때문에 무너질 수 있을까? 하지만 이런 일은 부부사이 뿐만 아니라 모든 관계들에서 자주 일어나고 있다. 상대방이 다가와 주기를 기다리다가, 상대방이 먼저 입을 열어주기를 기다리다가 시간을 그렇게 보내는 것이다. 자존심 때문에 머뭇거리는 사이에 돌이킬 수 없는 사이가 되고 만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가정을 세우는 것이 급선무.

테레사 수녀가 노벨 평화상을 받는 날, 한 기자가 물었다. ‘세계 평화를 위하여 가장 긴급한 일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테레사 수녀는 웃으면서 기자에게 빨리 집에 가서 가족을 사랑하는 것이 가장 긴급한 일이라고 대답했다. 내 가정 건강하고 행복하게 세우는 것이 세계 평화를 위한 길이고, 내 아내를 사랑하고, 내 남편을 사랑하는 것이 이웃을 사랑하는 첫 걸음이다. 내 자녀들을 잘 키우는 것이 사회를 위한 가장 큰 공헌이다.

불행하게도 현대인의 많은 가정들이 흔들리고 있다. 겉으로는 풍요롭고 평화롭게 보여도 속에는 굉장한 요동(搖動)이 숨겨져 있는 경우가 많다. 오는 5월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건강한 가정, 행복한 가정을 위해서는 건강한 부부 행복한 부부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 날을 정한 것이다. 건강한 가정은 부부의 사랑과 화목에서 출발한다. 제가 어린이 주일이나 어버이 주일과 달리 부부를 위한 설교를 특별히 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오늘 본문은 행복한 부부, 아름다운 가정을 지키는 비결에 대한 말씀이다.

 

1. 나누어 마실 수 없는 샘(17).

“너는 네 우물에서 물을 마시며 네 샘에서 흐르는 물을 마시라. 어찌하여 네 샘물을 집 밖으로 넘치게 하며 네 도랑물을 거리로 흘러가게 하겠느냐.”(15~16).

여기서 아내(남편)를 우물과 샘에 비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물이 풍부해서 아무 곳이나 파도 물이 나오지만 이스라엘은 사정이 다르다. 대부분이 사막이라 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래서 그들에게 우물은 자신들과 가축의 생명을 유지하는 너무도 소중한 존재였다. 창세기를 보면 믿음의 조상들이 어느 지역에 이르면 가장 먼저 제단을 쌓아 하나님을 예배하고, 자신들이 거할 수 있는 장막을 치고, 그 다음으로 우물을 팠다. 그리고 그 우물 때문에 다툰 이야기도 가끔 나온다. 우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보여준다. 그런데 본문은 그 우물에 아내/남편을 비유하고 있다. 이는 그 만큼 아내/남편의 존재가 중요함을 강조하기 위함이다(특히 물이 곧 생명이라는 점에서 아내/남편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물을 집 밖으로, 혹은 거리로 흘러가게 하지 말라는 말씀을 통해 다시 한 번 아내/남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 물로 네게만 있게 하고 타인으로 더불어 그것을 나누지 말라.”(17).

아울러 이는 아내/남편은 타인과 나눌 수 없는 존재임을 강조한다. 살면서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나누며 살아야 한다. 사랑을 나누고, 마음을 나누고, 정을 나누고, 물질을 나누고, 은혜를 나누며 살아야 한다. 그래야 삶이 더 풍성해지고, 행복 역시 배가된다. 그러나 나눌 수 없는 것이 있다. 그것은 아내이고, 또한 남편이다. 이것을 나누면 인생 파탄이고 불행이다. 특히 여기서 나누지 말라는 뜻은 하나님이 주신이 아내/남편에 대한 성실한 의무를 강조하는 것이다. 모든 관계가 그렇지만 특히 부부관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서로에 대한 성실성이다. 이 성실성이 깨지면 부부관계는 더 이상 지속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건강하고 행복한 부부, 아름다운 가정을 위해서는 서로를 소중히 여기면서 성실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2. 복되게 해야 할 샘(18).

“네 샘으로 복되게 하라. 네가 젊어서 취한 아내를 즐거워하라”(18).

이는 아내에 대한 남편의 의무를 강조하는 말씀이다. “네 샘으로 복되게 하라”는 말은 복을 받는 아내가 되도록 하라는 뜻이고, 또 “아내를 즐거워하라”는 말은 아내로 하여금 칭찬을 받게 하라는 뜻이다. 이는 남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복을 받는 남편, 칭찬을 받는 남편이 되게 해야 한다. 즉 남편 때문에 아내가 복이 되고, 아내 때문에 남편이 칭찬을 받는 것이다. 이런 부부가 행복한 부부이고, 이런 가정이 아름다운 가정이다. 저는 대중가요 중에 ‘그대 앞에서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라는 노래를 들을 때마다 불만이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 서면 더욱 당당하고 빛이 나야지 왜 주눅이 들어 초라해져야 하는가?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 건강한 관계가 아니다. 반면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당신은 나의 태양’이라고 고백한 것은 성경적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존재를 빛나게 하고, 원기왕성하게 하고, 충만하게 하는 것이 태양이다. 그러므로 부부는 서로에게 태양과 같은 존재여야 한다. 그래서 당신 때문에 나의 존재가 빛이 나고, 원기왕성하고, 충만하고, 복이 되어야 한다.

이렇게 되기 위해선 상호 헌신이 필요하다. 아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고, 남편이 다른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으려면 서로를 위해 헌신과 희생을 해야 한다. 복 받는 아내, 칭찬 받는 남편. 절로 되는 것이 아니다. 배우자의 뜨거운 사랑과 관심, 끊임없는 희생의 결과다. 이 세상에서 자기중심적인 결혼생활만큼 비극이 없다. 오늘날 위기의 부부, 위기의 가정들이 늘어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물론 아내를 볼 때 인격적으로 만족할 수 없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남편 역시 무언가 부족하고 존경이 가지 않는 약점이 있을 수 있다. 바로 여기에 부부의 헌신과 희생이 요구되는 것이고, 그 희생과 헌신이 아내/남편을 온전한 사람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존 포웰(J. Powell)은 “내가 어떤 사람이 되느냐 하는 문제는 주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달려있다.”고 말했다. 옳은 말이다. 남편은 아내가 만들고, 아내 또한 남편이 만든다. 이것이 부부관계이다. 또한 행복한 부부, 아름다운 가정의 열쇠다.

 

3. 족하게 여기고 연모(戀慕)하는 샘(19).

사람의 행복은 지위나 명예, 외모, 재물에 있지 않다. 비록 지위는 높지 못하고, 명예 또한 없고, 외모도 변변치 못하고, 가진 것이 없어도 자신의 삶에 자족할 줄 아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다. 행복이란 외적인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부부도 마찬가지다. 서로에게 만족하면 그 이상 행복은 없다. 누군가 나이 40이면 얼굴의 평균화가 이뤄지고, 50이면 지식의 평균화, 60이면 재물의 평균화, 70이면 건강의 평균화가 이뤄진다고 했다. 이는 외적인 것들의 무상함을 잘 보여준다. 이것들은 우리에게 행복을 줄 수 없다. 본문 19절은 부부관계에 있어서 서로 만족하며 살라는 말씀이다. 남편은 아내에게 만족하고, 아내는 남편으로 만족하라는 것이다. 부부의 행복은 여기서부터 시작되고, 아름다운 가정 역시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특히 여기서 아내를 “사랑스러운 암사슴 같고 아름다운 암노루”에 비유하고 있다. 암사슴이나 암노루는 매력적이고 흠잡을 데 없는 균형미를 갖춘 동물이다. 그래서 성경에서는 주로 신부를 상징하는 동물로 등장한다. 이는 결혼을 앞두고 있는 강00 자매 같은 사람은 이 표현이 어울리지만 결혼한 지 10년, 20년이 된 사람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다. 남편도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이 말씀은 마음의 눈에 비치는 아내/남편의 모습을 말하는 것이다. 마음의 눈이 열려야 서로를 소중히 여기게 되고, 나이가 들어도 서로의 사랑에 도취되어 서로를 만족하게 여기게 된다.

아내를 향한 마음의 눈이 열리면 비록 아내의 외모가 늙어도 그 마음의 눈에 비치는 아내의 모습은 암사슴 같을 수 있다. 남편을 향한 마음의 눈이 열리면 비록 남편의 배가 나오고 얼굴에 주름이 지고 흰 머리카락이 보이지만 그 남편이 돋보이고 자랑스러울 수가 있는 것이다. 영국의 시인 워즈워드(W. Wordsworth)는 자기 아내를 두고 ‘아름답지도 아니한, 그러면서도 매일의 양식이 되는 아내’라고 노래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두드러지게 자랑할 만한 것이 없지만 없어서는 안 될 귀한 양식과 같다는 것이다. 부부의 행복, 가정의 행복은 마음의 눈으로 서로를 소중하게 바라보며, 서로를 만족하게 여기는데 있다.

역사적으로 성적인 유혹은 항상 문제가 되어 왔다. 그러나 현대는 성이 상품화되고, 불륜이 미화되고, 음란을 권하는 사회가 되었다. 본문은 이런 유혹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주신 말씀이다. 이런 세태에서 자신을 정결하게 지키고 가정을 지키는 길은 건강한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건강한 부부관계는 서로를 소중히 여기면서 성실하게 책임을 다하는 것이고, 기꺼이 자기를 희생하여 서로를 복이 되고 칭찬이 되게 하는 것이며, 하나님이 허락하신 아내/남편에게서 만족을 찾고 그 사랑에 매혹되어 살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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