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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나누라(Div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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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양식 댓글 0건 조회 12,906회 작성일 09-10-18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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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나누라(Divide).

히13:16

2009. 10/18 11:00

운조루(雲鳥樓)의 타인능해(他人能解)

구례군 토지면에 ‘운조루’라는 문화 류(柳)씨 종가가 있다. 조선조 영조 때 낙안(순천 낙안)군수를 지낸 류이주(柳爾胄)가 지은 집으로 원래 99간 이었으나 지금은 66간만 남아 있다. 지금도 여기에 그 10대손이 살고 있다. 그런데 이 집이 원근에 유명해 진 것은 쌀 두 가마 반 정도 들어가는 원통형의 뒤주 때문이다. 우리나라 근현대사에 일어났던 동학혁명, 해방 후 이념적인 갈등, 6.25전쟁 등 그 풍랑의 격변들을 겪으면서도 이 집이 건재한 것은 이 뒤주 때문이다. 이 뒤주의 문짝에는 ‘타인능해’라고 씌어있다. 누구든지 쌀뒤주를 열 수 있다는 뜻이다. 배고픈 사람은 누구든지 마음대로 쌀을 가져가라 것이다. 그것도 쌀을 가져가는 사람을 배려하여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 곳간채 앞에 두었다. 이렇게 해서 운조루의 주인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눈 쌀은 한 해 수확량의 20%나 됐다고 한다. 이것이 세월의 온갖 풍상을 겪으면서도 이 집이 건재한 이유이다.

 

이는 다른 사람을 잘 되게 하는 것이 자신이 잘 되는 것임(잠11:25)을 증거 해주는 좋은 예다. 유사(有史) 이래 지금처럼 풍요로운 시대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쪽에서는 배가 불러서 고민이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배가 고파서 고민이다(현재 기아에 허덕이는 인구가 10억을 넘어섬). 이런 양극화 현상이 심각한 국제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그 이유는 ‘분배’(나눔)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나라도 계속되는 풍년으로 즐거워야할 농촌이, 이 때문에 오히려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그래서 농민대표들은 대북 쌀 지원이 이 문제의 해결책이라고 주장한다. 옳은 말이다. 이유야 있겠지만 주리고 있는 형제를 외면하고 쌓아두기만 하니 풍년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주님은 원수라도 주리는 것을 원치 않는다. 오히려 “원수가 주리거든 먹이고, 목마르거든 마시우라.”(롬12:20)고 하셨다. 이것이 참사랑이다. 사랑은 모든 경계를 뛰어넘는다. 이런 주님의 뜻에 따라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 사랑이고, 주님은 이것을 소중히 보시고 여기에 복을 더하시는 것이다. 나눔은 우리 신자들이 실천해야 할 주님이 기뻐하시는 소중한 덕목이다.

 

나눔의 정신

오늘은 신자의 ‘삶 시리즈’ 네 번째로, 서로 ‘나눠줌’(Divide)에 대하여 은혜를 나누고자 한다. 나눔이란 내게 있는 것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것이다. 즉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모든 것’을 다른 사람과 더불어 공유하는 것(share)이다. 이것은 단순히 물질적인 것만 의미하지 않고 정신적인 것을 포함한다. 심지어는 고통이나 슬픔, 아픔, 불행까지도 서로 공유하는 것이 나눔이다. 그래서 더불어 잘사는 길이 나눔이다. 저는 이 ‘운조루’에서 다음과 같은 나눔의 정신을 생각해 보았다.

 

1. 나눔은 사회적 책임의식이다.

서양문화에서 가진 사람들의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노블레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라고 표현한다. 운조루의 타인능해 정신은 한국판 ‘노블레스 오블리제’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모든 것이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것이라면 사실 내게 있는 것들 중, 어느 것 하나도 내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모두가 하나님께서 내게 맡겨 놓으신 것이다. 그러므로 많이 가졌다는 것은 그 만큼 하나님으로부터 많이 받았다는 의미다. 그리고 많이 받았으므로 책임 또한 큰 것이다. 바로 이런 배경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제’라는 말이 나온 것이다. 이런 책임의식이 강한 사회가 건강한 사회이다. 얼마 전에 영국의 윌리엄과 해리 두 왕자의 군복무 기사가 잠깐 나온 적이 있다. 그리고 1983년 영국과 아르헨티나 간 포클랜드 전쟁 때는 앤드류 왕자가 헬기 조종사로 참전하여 화제가 되었다. 왕족으로서 권리를 누리고 있는 만큼 국가에 대한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여긴 까닭이다. 이런 나라에 비하면 아직도 우리 사회는 건강하지 못한 것 같다. 지난 번 인사청문회에서 사회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런 책임의식이 부족한 것을 확인했다. 나눔도 이런 사회적 책임의식에서 비롯된다. 그런데 지금부터 약 230년 전에 운조루의 주인은 사회 지도층으로서 이런 책임의식을 가지고 주변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눔을 실천한 것이다.

 

빌게이츠는 아프리카를 여행하면서 기본 의약품이 없어 아이들이 속수무책으로 죽어가는 데 충격을 받았다. 그는 자신의 꿈이 아프리카 사람들도 ‘잘사는 나라 수준의 보건여건이 당연한 권리가 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말하며, 이 꿈의 실현을 위해 240억 달러를 기부했다. 이는 ‘세상에서 번 돈은 세상에 빚을 진 것이기 때문에 다시 갚아야할 의무가 있다.’는 그의 평소 지론에 따른 것이다. 지난 해 자선업계 최고의 뉴스는 워런 버핏으로 자신이 평생 모은 재산의 85%(35조)를 기부하였다. 그 역시 ‘세계적 자본주의로 인해 부자가 된 사람들은 세계에서 상대적으로 못사는 사람들을 도울 의무가 있다.’고 했다. 깊은 사회적 책임의식에서 평생 모은 재산을 기꺼이 다른 사람들과 나누게 된 것이다.

 

요즈음 우리나라 기업들이 기업경영 전략으로 ‘나눔 경영’을 내세우고 있는 것을 보며 바람직한 변화라고 생각한다. 사실 자본주의가 훌륭한 제도이지만 그 병폐도 큰데, 이런 자본주의 병폐를 극복하는 길이 나눔에 있다. 이런 정신이 사회전반에 두루 퍼지기를 소망한다. (지금도 많이 하고 있지만)신자와 교회가 앞장서서 더욱 탁월하게 이 일을 감당했으면 좋겠다. 예수님은 우리 신자를 세상을 위한 ‘소금이요, 빛이라’(마5:13~16)고 하셨다. 이는 우리에게 세상을 밝고 건강하고 아름답게 만들어야 할 사명이 있다는 말씀이다. 그 실천 중 하나가 ‘나눔’이다. 우리 교회가 아직은 작고, 빚도 있지만 시작부터 재정의 10% 이상을 ‘나눔 이웃’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 것도 이런 책임감 때문이다. 더욱 부흥하여 더 많이 나눌 수 있는 교회가 되기를 소원한다.

 

2. 나눔은 배려이다.

전래동화에 나온, 볏단을 서로 주고 받은 의좋은 형제 이야기를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형제가 서로 의좋게 나눌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그것은 배려하는 마음이다. 배려는 사람을 사람답게 대하는 것이다. 상대방도 나와 같은 귀한 존재로 바라보는 것이다(吾心卽汝心). 사람은 누구나 존엄하고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가족이기 때문에’, 혹은 ‘나와 친한 사람이기 때문에’가 아니라 이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를 존중하고 사람답게 대해야 하는 것이 배려다. 이런 배려에서 나눔이 시작된다. 사실은 배려 자체가 소중한 나눔이다. 나눔의 정신은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와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려는 관심과 노력이다. 나눔을 사랑의 실천이라고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나눔에는 함께 살아가는 사람으로 존중하고 사람답게 대하는 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누군가에게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나눔을 갖는다는 것은 그를 나와 같은 귀한 존재로 바라보는 사랑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1요3:17). 또한 나눔을 통해 이 사랑이 확장되기 때문에 나눌수록 세상은 밝아지고 행복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주님은 나눔을 기뻐하시고, 소중히 보시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나눔을 이렇게 표현했다. 나눔이란 비가 올 때 내가 가진 우산으로 비를 맞고 있는 사람과 함께 쓰는 것이 아니라 우산을 버리고 그 사람과 함께 비를 맞으며 걷는 것이다. 의미가 있는 말이다. 내가 우산을 씌워주면 결국 그 사람에게 우산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는 것이 되기 때문에 우산을 버리고 함께 비를 맞으므로 같은 입장이 되어주는 것이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나눔이 시작되지만, 나눌 때도 배려하는 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나누되 상대방의 자존감을 세워주어야 한다. 자칫 나누면서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가 있다. 운조루의 주인은 이런 점까지 고려해서 쌀뒤주를 곳간채 앞에 둔 것이다. 가져가는 사람에 대한 배려다. 그래서 주님은 나눔의 원칙으로 오른 손이 하는 것을 왼 손이 모르도록 은밀하게 하라(마6:3,4)고 하신 것이다.

 

3. 나눔의 최대 수혜자는 자신이다.

경향신문과 아름다운재단이 전국의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행복지수와 나눔의 효과’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나눔 활동을 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평균 10% 정도 더 행복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스스로를 비교해도 나눔 활동 전보다 평균 6~8% 행복감이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하버드 의대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마더 테레사처럼 헌신적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선한 일을 생각하거나 보기만 해도 마음이 착해지고 신체까지 영향을 받아 바이러스와 싸우는 면역물질이 생기는 효과가 나타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소위 ‘테레사 효과’(Teresa Effect)다. 미국헌법을 기초하고, 작가이고, 과학자이고, 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애쓴 사회운동가였던 벤저민 프랭클린(B. Franklin)은 이런 말을 했다. ‘나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진리 하나를 터득했다. 나 자신만을 생각할 때는 나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 나 혼자뿐이었다. 그러나 내가 다른 사람을 위해 일 한 뒤로는 다른 사람도 나를 위해 일해 주었다.’ 결국 나눔의 최대 수혜자는 다른 사람이 아닌 자기 자신이라는 말이다. 그렇다. 나눔은 빼기(-)가 아니라 더하기(+)고, 나누기(÷)가 아니라 곱하기(×)다. 이 역시 운조루의 타인능해 정신에서 확인할 수 있는 교훈이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하나님의 말씀이다. 나눔은 하나님의 약속이 보장된 명령이다. “땅에는 언제든지 가난한 자가 그치지 아니하겠는 고로 내게 네게 명하여 이르노니, 너는 반드시 네 경내 네 형제의 곤란한 자와 궁핍한 자에게 네 손을 펼지니라.”(신15:11)고 명령하셨고, “가난한 자를 불쌍히 여기는 것은 여호와께 꾸이는 것이니 그 선행을 갚아 주시리라.”(잠19:17) 약속하셨다. 하나님의 명령은 서로 나누는 것이고, 나누는 사람에게 하나님께서 반드시 갚아주신다는 약속이다. 주님 역시 “주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줄 것이니 곧 후히 되어 누르고 흔들어 넘치도록 하여 너희에게 안겨주리라. 너희의 헤아리는 그 헤아림으로 너희도 헤아림을 도로 받을 것이니라.”(눅6:38)고 하셨다. 주는 자에게 후하게 주시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의 행한 대로 갚으신다는 말씀이다.

 

오늘 본문도 나눔의 삶을 명령하면서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오직 선을 행함과 서로 나눠주기를 잊지 말라. 이같은 제사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느라.” 본문은 나눔이 곧 제사라고 말씀한다. 제사는 우리가 하나님을 섬기는 거룩한 행위요, 하나님과 교제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모든 복의 통로가 제사다. 그런데 나눔이 곧 제사라는 것이다. 그것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제사다(롬12:1). 나눔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알 수 있다. 우리 모두 나눔을 잘 실천하여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예배자가 되기를 바란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예배자 속에 모든 것이 다 함축되어 있다.

 

레인 메이커(Rain Maker)

레인 메이커라는 말이 있다. 이는 ‘비를 만드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가뭄이 들어 기우제를 지낼 때 부족을 대표하여 하늘에 제사를 올리던 ‘주술사’를 뜻한다. 비가오지 않으면 대지는 타들어가고 모든 생명이 위험에 처하게 되는데, 이 때 비를 청하는 주술사 레인 메이커는 아주 소중한 존재였다. 현대의 레인 메이커는 인공강우를 만드는 사람들, 즉 뛰어난 기획으로 회사에 이익을 가져온 사람들, 위기에 처한 조직을 혼신의 힘으로 구해내는 사람들을 말한다. 결국 레인 메이커는 공동체에 행운을 가져오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통한다. 또한 ‘자선 사업가’를 레인 메이커라고 부르기도 한다. 나눔은 메마른 대지를 풍요롭게 적시는 단비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신자와 교회의 존재 목적은 ‘하나님께 영광이 되는 것과 이웃에게 유익이 되는 것’이다(고전10:31~33). 함께 하고 있는 공동체에 단비를 내리게 하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즉 레인 메이커가 되어야 한다. 신자와 교회는 나눔의 실천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의 단비, 축복의 단비를 내리게 하는 레인 메이커다. 이는 세상을 위한 소금과 빛으로서 깊은 책임의식과, 모두를 귀한 존재로 바라보는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풍성히 나눌 때 가능하다. 더불어 사는 행복한 세상을 위한 사랑과 행복 비타민 ‘D’는 서로 ‘나눠줌’(Divide)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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