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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권을 박탈당한 사람, ‘르우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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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양식 댓글 0건 조회 17,816회 작성일 13-03-10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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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권을 박탈당한 사람, ‘르우벤’

창49:3~4

2013. 3/10. 08:00, 11:00

상처받은 내면아이

 심리학에 ‘성인아이’(adult child)란 말이 있다. 이를 ‘상처받은 내면아이’라고도 부르는데, 신체적, 사회적, 경제적으로는 어른이나 정신적으로는 아이인 경우를 말한다. 이는 어른으로서 해야 할 많은 기능에 영향을 준다. 직장에서 동료들과 관계가 원만하지 않다든지 가정에서 부모역할을 제대로 못한다. 특히 정서적 영역에 문제가 많다. 작은 스트레스도 잘 견디지 못하고, 조급하고, 충동적이고, 탓과 비난을 잘하고, 의존적이고, 자신의 말이나 행동에 확신을 갖지 못한다. 한편으로는 자신이 대단한 사람이라고 주장을 하면서 또한 자신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이중적 메시지를 보낸다. 지나치게 도전적이어서 자신의 일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하고, 반면 지나치게 소심해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것처럼 행동을 한다.

 

성인아이의 원인은 전적으로 부모책임이다. 우선 부모가 역할을 제대로 못해 어려서부터 어른(부모)의 역할을 많이 하고 자란 경우다. 이를 ‘부모화’(父母化)라고 부른다. 예를 들면, 부모가 일찍 돌아가신 경우, 부모 중 한 사람이 장기간 병으로 누워있었던 경우, 부부간의 관계가 좋지 않아 아이가 이를 중재한 경우 등이다. 어린 시절에 아이로서 누려야 할 것들을 누리지 못하고 어른들이 해야 할 일들을 지나치게 많이 한 경우 성인아이가 된다. 다른 하나는 어린 시절에 ‘학대’를 당한 경우다. 부모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에게 학대를 당한 경우 아이는 두려움이라고 하는 정신적 감옥에 갇혀 정상적인 성장을 못한다. 이 두려움은 주변과의 관계에 장애를 초래하고 지나치게 공격적 성향을 갖게 만든다. 환경이 조금만 자신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도 강한 피해의식과 함께 원망을 쏟아낸다. 신뢰는 없고 자신을 항상 피해자라고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와 같은 성인아이는 ‘역기능’ 가정의 산물이다. 학자들은 야곱의 장남 ‘르우벤’(Reuben)을 성인아이의 전형(典型)이라고 한다.

 

역기능 가정의 희생자

르우벤은 역기능 가정의 희생자였다. 그는 4명의 어머니에 12명의 배다른 형제들 중 장남으로 태어났는데, 특히 그의 형제들은 사납기가 맹수와 같았다. 부모를 속이는 것은 다반사였고, 심지어 한 부족의 모든 남자들을 죽이고 그 재산을 약탈했다(창34:18~31). 또한 시기심 때문에 사랑하는 동생을 외국에 노예로 팔아먹었다(창37:27). 그리고 아버지 야곱은 그의 이모이자 작은 어머니인 라헬만 사랑하고 그의 어머니 레아는 미워했다. 성경은 레아가 ‘사랑받지 못하였다.’(창29:31)고 기록하고 있으나, 이는 문자적으로 ‘미움을 받다’는 뜻이다. 단순히 남편의 사랑을 받지 못한 것을 넘어 마치 원수처럼 대접을 받았다는 뜻이다. 라헬과 레아에 대한 야곱의 편애가 얼마나 지독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와 같은 야곱의 편애는 아내뿐만 아니라 자식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니 아내들은 아내들대로 자식들은 자식들대로 상처를 받아 온통 상처로 얼룩진 콩가루 집안이었다.

 

르우벤은 이런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것도 원수처럼 대접을 받고 있는 사람의 소생이었다. 그러니 아버지의 따뜻한 사랑을 기대할 수 없었다. 남편 사랑을 못받은 사람은 자식에게 병적인 집착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인 특징이다. 레아에게서도 이런 특징이 나타나고 있다. 남편 사랑을 받지 못한 레아를 불쌍히 여기신 하나님은 그녀의 태를 열어서 자녀를 갖도록 해주셨다. 오늘날도 마찬가지지만 전통적인 사회에서는 어머니가 되는 것은 여성의 생애에 최고의 기쁨이었다. 르우벤의 출생은 그녀에게도 큰 기쁨이었다. 그녀는 아이를 낳아 그 이름을 르우벤으로 지었다. ‘보라, 아들이다!’는 뜻으로 자랑과 기대가 가득한 이름이다. 그리고 ‘이제는 남편이 나를 사랑하리라.’(창29:32)고 환호했다. 반면 야곱은 르우벤의 탄생이 그다지 달갑지가 않았던 것 같다. 자녀의 이름은 아버지가 지어주는 것이 일반적인데, 레아가 직접 르우벤의 이름을 지어준 점에서 이를 짐작할 수 있다.

 

아무튼 이와 같은 레아의 태도가 안타깝고 안쓰럽기까지 한다. 그녀는 자신을 닮은 한 생명의 탄생, 혹은 자신을 통해 이 세상에 태어난 한 생명의 출생 때문에 환호한 것이 아니라 이 아이를 통하여 남편의 사랑을 받으리라는 기대 때문에 환호한 것이다. 동생(라헬)이 낳지 못한 아들을 낳았으니 남편이 자신을 사랑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래서 그동안 사랑받지 못한 억눌렸던 서러움과 아픔을 보상받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이다. 그러므로 그녀에게 르우벤의 존재는 남편의 사랑을 받기 위한 ‘도구’에 불과했던 것이다. 속된 말로 한풀이에 지나지 않은 것이다. 문제는 이것이 남편의 사랑을 받는데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는 점이고, 그러자 그녀는 더욱 자녀 생산에 집착하여 줄줄이 아들을 낳았다. 하지만 이것이 오히려 라헬의 시기심을 자극해서 시녀들까지 동원하여 남편에게 첩으로 바치면서 자식낳기 경쟁을 벌이게 되었다. 이렇게 남편의 사랑을 얻고자 둘째(시므온), 셋째(레위), 넷째(유다)를 연달아 낳았다는 것은 르우벤이 아무런 존재감이 없었다는 뜻이다. 어머니에게 존재감을 주지 못한 그는 그의 형제들(창37:21~24)과 아버지에게도(42:37) 마찬가지다.

 

금지된 경계선을 넘은 사람

이것이 르우벤이 자란 가정의 모습이고, 그가 처한 현실이다. 가정이란 식물들이 나고 자란 토양과 같다. 좋은 토양이 식물의 운명을 좌우하듯 가정이 한 사람의 인생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 훗날 르우벤이 라헬의 여종이자 또한 아버지의 아내인 서모(庶母) 빌하와 동침하는 패륜을 저질렀다(창35:22). 학자들은 이것을 대부분 역기능 가정에서 발생하는 ‘세대간의 금지된 경계선을 넘는 행동’이라고 말한다. 가정환경이 패륜의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뜻이다. 아무튼 부모는 자녀에게 좋은 배경이 되는 것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일이다. 전헤성 박사는 자신의 자녀교육법을 오센틱 리더십(Authentic leadership/긍정적인 자기인식과 자기조절능력에 기초한 리더십)이란 개념으로 설명하면서 강조하고 있는 것이 부모의 모범이다. 섬기는 부모가 자녀를 큰 사람으로 키운다는 것이다. 이런 부모, 이런 가정에서 긍정적인 자기인식과 자기조절능력을 갖춘 건강한 자녀가 탄생한다.

 

본문은 야곱이 그의 열 두 아들 중 장남 르우벤에 대한 예언이다. 한 마디로 ‘출중하지만 탁월하지 못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장자라고 하는 뛰어난 지위(dignity)와 출중한 능력(power)을 가졌지만 물의 끓음과 같은 성격 때문에 탁월하지 못할 것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물의 끓음 같다.’(4)는 것은 자기감정대로 이끌려 사는 사람을 뜻한다. 절제할 줄 모르고, 분별력이 없고, 매사에 사려 깊지 못한 사람, 그래서 조급하고, 충동적인 사람이다. 이것은 그대로 성인아이의 특징으로 ‘자기조절능력이 없는 사람’이란 뜻이다. 그의 이런 성격을 반영한 사건이 앞에서 말한 빌하와 통간하여 아버지의 침상을 더럽힌 것이다. 물론 르우벤의 이 행동을 충동적인 욕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야곱 가정의 복잡하게 얽힌 가족관계에서 돌출된 행동으로 본 사람도 있다. 즉 편파적으로 가정을 이끌어가는 아버지에 대한 반발 심리에서 비롯된 돌출행동이라는 것이다. 설령이 이것이 사실일지라도 이 또한 그의 조급하고 충동적인 성격의 한 특징이다.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은 익히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르우벤을 통해 다시 한 번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능력이 아무리 출중하고 탁월해도 태도가 잘못되면 그 능력은 오히려 독이 될 수가 있다. 특히 조급함과 충동성 때문에 불이익을 당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성경에 많이 나오고 있다. 아담과 하와가 인류의 첫 번째 범죄자가 된 것은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럽기도 한 충동성을 기기지 못하고 하나님이 금하신 열매를 따 먹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기다리지 못한 아브라함과 사라의 조급함이 오늘날 중동문제의 원인이 되고 있는 이스마엘이 탄생하게 되었고, 배고픔을 참지 못하는 조급함과 장자명분을 가볍게 여기는 경솔한 태도 때문에 에서는 장자의 명분을 빼앗겼다. 입다는 충동적인 서원으로 무남독녀를 제물로 바쳐야했고, 삼손은 두 눈이 뽑히고 이방인 신전에서 맷돌을 돌리는 수모를 겪었다. 그리고 사울은 왕권을 잃었다. 조급하고 충동적인 태도는 하나님의 약속을 망각하거나 어기고 금지된 경계선을 넘어서게 만든다. 미국 군대에서는 대령에서 장성으로 진급하는데 배가 나오면 어렵다고 한다. 배가 나왔다는 것은 음식을 절제하지 못한 것이고, 몸에 대한 자기조절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군인사회에서 별을 단다는 것은 곧 지도자가 되는 것인데, 자신의 몸 관리도 못하는 사람은 지도자가 될 수 없다는 뜻이다. 자기조절능력은 지도자의 필수덕목이기 때문이다. 신앙을 떠나서 조급하거나 충동적인 사람은 자기관리에 실패한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쉽게 사단의 표적이 된다.

 

죄는 모든 축복을 잃게 만든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야곱의 장자 르우벤은 이 조급하고 충동적인 성격 때문에 패륜을 저지르게 되었고, 그 결과 장자권을 박탈당하고 말았다. 벤돌 사무엘(E. V. Samuel)은 본문을 이렇게 번역하였다.

 

르우벤아, 너는 나의 장자요, 나의 기력이요, 나의 슬픔의 시작이로다. 내 아들 르우벤아, 너는 다른 형제보다 먼저 제사장의 축복, 장자의 축복, 나라의 축복, 이 세 가지를 받을 수 있었지만 죄를 범함으로 장자의 축복은 요셉에게, 나라는 유다에게, 그리고 제사장은 레위에게로 돌아가는 도다.

 

우리는 단 한 번의 죄로 엄청난 축복을 잃어버릴 수 있음을 르우벤에게 배울 수 있다. 르우벤은 야곱의 장자로 제사장, 나라, 물질의 축복을 보장받은 사람이었다. 그런데 죄로 이 모든 축복을 박탈당하고 말았다. 죄는 하나님이 주신 모든 축복을 잃게 만든다. 뿐만 아니라 하늘의 풍성한 복이 오는 통로를 차단해 버린다. 죄는 이렇게 우리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그러므로 르우벤에게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했던 조급함과 충동성 같은 약점관리를 잘하여 사단에게 틈을 주지 말아야 한다. 또한 르우벤의 불행에는 부모의 책임도 크다는 사실을 기억하여 우리의 가정을 건강한 믿음의 가정으로 세워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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