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부부, ‘이삭과 리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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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양식 댓글 0건 조회 13,156회 작성일 15-05-17 13:08본문
아름다운 부부, ‘이삭과 리브가’
창24:61~67
2015. 5/17. 08:00, 11:00
애처가 클럽
아내를 이길 수 없다!
이기지 않는다!
이기고 싶지 않다!
이것은 일본의 ‘헌신적 남편협회’ 모임에서 사용되고 있는 구호다. 기사에 따르면 이 협회는 부부관계 회복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는데, 전국적으로 회원이 많다고 한다. 갑작스럽게 일본 전역에 퍼진 이런 아내사랑 운동은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황혼이혼 때문이다. 요즈음 일본에서는 남편 옷만 만져도 두드러기가 돋고, 남편이 집 안에 있으면 소화가 안 된다는 ‘은퇴남편증후군’이라는 새로운 정신병리학 용어가 만들어졌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황혼이혼이 유행처럼 일어나고 있고, 게다가 이혼을 하면 아내가 남편의 연금을 절반까지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때문에 이런 위기감이 남편들을 스스로 돌아보게 만들었고, 이 협회에 가입해서 노력하다보니 실제로 부부관계가 좋아진다는 것이다. 이들이 말하는 사랑의 황금법칙 세 가지가 있다. ‘고마워’, ‘미안해’, ‘사랑해’ 라고 말하는 것이다. 아무튼 부부관계가 회복이 되고 좋아졌다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부부의 유형
존 고트만(J. Gottmann)은 부부를 세 가지 유형으로 소개하고 있다(「결혼의 성공과 실패의 이유」에서). 그가 소개한 부부의 유형 중 첫째는 ‘회피형’이다.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고, 하는 일에 대해서도 간섭하지 않고, 문제가 발견되어도 해결하기보다 되도록 덮어두고 넘어가는 부부다. 그러니 겉보기에는 행복하고 평안하다. 매우 안정적이고 안락하다. 하지만 심각한 문제에 부딪치면 서로 책임을 회피하려고만 하니까 결국 관계가 깨지고 만다. 둘째는 ‘충돌형’이다. 늘 왁자지껄한 부부다. 좋은 표현도 적극적으로 잘하지만 반대로 아주 공격적이기도 하다. 불만이 있으면 숨김없이 상대를 향해 털어놓는다. 그래서 다투기도 잘하고 화해도 잘한다. 소위 집안에 성한 물건이 없다. 그러니 안정적이고 평안하기보다 시한폭탄처럼 언제 터질지,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늘 불안하고 불안정한 부부다. 셋째는 초콜릿 우유와 같은 ‘융합형’이다. 무엇이든 부부가 터놓고 이야기한다. 애정을 표현하는 것도 익숙하고, 시간과 공간을 되도록 함께 공유한다. 취미활동과 관심사를 같이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고, 그것을 함께 하려고 노력한다. 초콜릿 우유처럼 초콜릿 냄새가 나는 것 같지만 그 속에 우유냄새가 절묘하게 혼합된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냄새를 풍기는 부부다. 고트만은 이상적인 부부 유형은 이 융합형이라고 했다. 여러분의 부부는 어느 유형에 속한가?
부부에 대한 설교를 계획하고 성경에 나온 부부들을 살펴보았는데, 문제의 부부는 많지만 모범으로 삼을 만한 이상적인 부부는 거의 없었다. 물론 사도행전과 바울서신에서 몇 번 소개되고 있는 ‘아굴라와 브리스길라’ 부부가 있긴 해도 이들에 대한 설교를 얼마 전에 했기 때문에 이들을 제외하고 찾기가 쉽지 않았다. 성경에서조차 모범이 될 만한 부부를 찾기가 힘들다는 것은 건강하고 행복한 부부생활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고, 성경인물 역시 우리와 똑같은 하자가 많은 인생이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실 성경은 우리에게 모범이 될 만한 이상적인 사람들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다. 구원이 필요한 사람들을 소개한 책이다. 오늘 주인공으로 선택한 ‘이삭과 리브가’ 부부 역시 하자가 있는 부부다. 특히 자녀교육에 있어선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부부를 모범으로 삼은 것은 부부간의 태도 때문이다. 이들 부부가 서로에 대해 가진 자세는 건강하고 행복한 부부관계를 꿈꾸는 우리에게 좋은 모범이 되기 때문이다.
아내를 사랑하는 남편
창24장은 이삭과 리브가의 혼인장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이삭이 아내 리브가로 맞이하게 되는 과정을 상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이 하나님의 주권적인 섭리 가운데 이뤄졌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결혼은 사랑의 감정이나 여타 이해타산에 앞서 하나님의 주권적인 섭리사건으로 보아야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 신자의 결혼관이다. 지난주일 주보 글에서도 언급하였지만 결혼에 있어서 하나님보다 사랑의 감정을 앞세우다보니 결혼생활이 흔들리는 것이다. 자기들끼리 좋아서 했다고 생각하니 자기들이 싫으면 또한 쉽게 헤어지는 것이다. 이삭과 리브가는 아브라함으로부터 이삭의 결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위임받은 그의 종 엘리에셀을 통해 역사하신 하나님의 주권적인 섭리를 전적으로 수용했다. 그래서 한 번도 본적이 없지만 리브가는 이삭과 결혼하기 위해 수천리길을 따라나섰고, 이삭 역시 자신과 결혼하겠다고 이렇게 멀리서 찾아온 리브가를 아내로 맞이하였다. 그리고 본문에 이렇게 리브가를 아내로 맞이한 이삭의 태도가 아주 짤막하게 소개되고 있다.
“......아내로 삼고 사랑하였으니......”
‘사랑하였으니’ 단순하고 간단한 표현이지만 남편이 아내에게 가져야할 가장 중요하고, 아름다운 태도가 바로 이것이다. ‘사랑’이다. 물론 사랑이란 옛날이나 지금이나 결혼의 절대조건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성경은 사랑을 결혼의 조건보다는 결혼생활의 태도로 말씀한다. 특히 결혼한 부부에게 있어서 남편이 아내에게 가져야할 태도로 말씀하고 있다(엡5:25~33, 골3:19). 본문에서도 이삭과 리브가가 사랑해서 결혼한 것이 아니라 결혼한 다음 이삭이 리브가를 사랑했다. 사랑해서 결혼한 것이 아니라 결혼하고 사랑했다(그 순서에 주목!). 이것을 강조한 사람이 바울인데, 그는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신 것처럼 남편이 아내를 사랑해야 한다.’(엡5:25)고 했다. 부부는 사랑으로 산다. 특히 아내는 남편의 사랑으로 호흡하고, 남편의 사랑을 먹고 산다. 남편의 사랑이 아내의 삶을 빛나게 만든다(오팔보석).
저는 우리 남편들에게 ‘덮어주는’ 사랑을 주문하고 싶다. 베드로는 아내를 ‘더 연약한 그릇’(벧전3:7)이라고 했다. 남편의 각별한 보살핌이 필요한 부족하고 연약한 존재란 뜻이다. 부족하고 연약하기 때문에 봐주고, 덮어주면서 살아야 하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우리의 죄와 허물을 덮어주신 것처럼 그렇게 살아야 한다. 결혼한 지 10년 된 부부 이야기다. 시간이 흐를수록 남편에 대한 아내의 불만이 커져갔다. 그들은 고민 끝에 각자 종이상자를 준비하여 서로 불만이 생길 때마다 그 내용을 적어서 상자에 집어넣기로 했다. 그리고 한 달 후에 상자를 서로 바꿔서 보기로 했다. 한 달이 지났다. ‘자, 한 달 동안 당신이 얼마나 나를 실망시켰는지 보세요.’ 하고 아내가 상자를 남편에게 내밀었다. 그리고 남편의 상자를 받아서 쪽지를 하나씩 펴서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남편이 쓴 쪽지에는 하나같이 ‘그래도 당신을 사랑해.’ 라고만 쓰여 있었다. 그 후 이 부부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 덮어주면서 사랑하는 것이 가장 아름답고 위대한 사랑이다. 남편이 이러한 넉넉한 사랑을 아내에게 주어야 한다.
남편에게 위로가 되는 아내
살다가 힘들면 남편은 지갑에 있는 아내사진을 꺼내서 보고, 아내도 남편사진을 본다고 한다. 그러면 없는 힘이 불끈 솟아난다고 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사진을 보고 힘을 얻는 이유다. 남편은 아내의 사진을 보면서 ‘내가 이런 물건과도 살고 있는데, 세상에 못할 일이 어디 있겠나?’ 하고 생각하며 힘을 얻고, 아내는 ‘내가 이 물건도 사람 만들었는데, 세상에 못할 일이 어디 있겠어!’ 하고 힘을 얻는다는 것이다. 어찌 되었든 부부가 서로에게 힘이 되고 도전이 된다니 얼마나 다행인가? 사실 아내는 남편에게 ‘힘을 주는 사람’(energizer)이다. 농담 중에 여자가 늙어서 필요한 것 1번은 돈이고, 2번은 딸, 3번은 건강, 4번은 친구, 5번은 찜질방이라고 하지만 남자에게 1번은 아내, 2번은 부인, 3번은 집사람, 4번은 와이프, 5번은 애들 엄마라고 한다. 이것은 농담이 아니다. 남편은 나이가 들수록 아내밖에 없다. 그러므로 남편에게 있어서 아내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 본문에서도 이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의 어머니를 장례한 후에 위로를 얻었더라.”
이는 이삭에게 있어서 그의 아내 리브가가 어떤 존재였는가를 잘 보여준다. 리브가가 그의 어머니 사라와 같은 존재였다는 뜻이다. 남편에게 아내는 그냥 여자가 아니다. 엄마와 같은 존재다. 사라가 그의 나이 37세 때 죽었다. 벌써 3년이 지났는데도 그는 여전히 어머니의 죽음으로 상심해 있었다. 그는 사라가 90세에 얻은 아들이다. 그러니 그를 얼마나 애지중지했겠는가? 그런 어머니가 죽은 것이다. 그에게 어머니를 잃은 상실의 아픔과 상처는 형용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런 그가 리브가를 통하여 위로를 얻었다.
병원 수술실에서 오랜 시간 힘들고 고통스러운 수술을 성공적으로 견딜 수 있는 것은 ‘진통제’(마취제) 때문이다. 아마 진통제가 없다면 수술에 대한 두려움과 고통 때문에 수술 중에 죽은 사람이 많을 것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수술실과 같고, 고통스러운 시술을 거쳐야 하는 것이 우리 인생이다. 이 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 삶의 진통제다. 그것이 바로 ‘위로’다. 위로란 괴로움을 어루만져 잊게 하고, 뒤틀린 고통을 약화시키는 진통제다(골4:11). 삶의 고통을 강제로 잊게 하고 마비시키는 마취제다. 또한 상처를 소독하는 마음의 연고이고(salve), 부정에서 긍정으로 건너게 하는 징검다리이다. 아내는 남편에게 이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 진통제와 같고, 연고와 같고, 징검다리와 같은 위로의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①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도록 ‘인정’해주고, ②힘과 용기를 갖도록 수시로 ‘칭찬과 격려’를 하고, ③보람을 느끼도록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이다. 남편은 아내의 이런 말과 태도에서 위로를 받게 된다. 탈무드는 ‘남자의 집은 아내다.’고 했다. 차가운 아내와 사는 남자는 평생 추운 집에 사는 것과 같다. 따뜻하게 인정해주고, 따뜻하게 격려해주고, 따뜻하게 칭찬해주고, 따뜻하게 위로해주기 바란다. 부부관계가 심각한 사람들을 보면 생활통장에 잔고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애정통장 잔고 부족 때문이다. 남편의 사랑과 아내의 위로로 여러분의 애정통장을 가득 채우기 바란다.
세상에서 가장 싫은 사람, 옆집 남편(아내)
남편들이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아는가? ‘옆집 남편’이다. 왜 그럴까? 비교의식 때문이다. 아내들이 자꾸 옆집 남편과 비교하니까 싫어하게 된 것이다. 아내들의 말을 들으면 옆집 남편은 하나같이 돈도 잘 벌고, 멋지고, 인간성도 좋고, 아이들과 잘 놀아주고, 집안일도 잘 도와주고, 아내를 위해 돈도 잘 쓰는지 모르겠다. 문제는 비교의식을 버리지 않는 한 아무리 이사를 가도 옆집엔 꼭 이런 남자만 산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아내도 마찬가지다. 남편들의 말을 들으면 옆집 아내는 하나같이 예쁘고, 교양이 있고, 애교가 철철 넘치고, 아이들을 잘 양육하고, 음식솜씨도 좋고, 알뜰하게 살림도 잘하고, 남편을 존중하고, 외조까지 잘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세상에 이런 남편, 이런 아내는 한 사람도 없다. 이것은 비교의식이 만들어낸 허구이다. 그러니 비교하지 않고 살아야 한다. 비교해서 괜한 옆집 남편(아내) 미워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비교 당하는 것 좋아하는 사람 아무도 없다. 특히 부부간에는 절대로 비교해서는 안된다. 남편을 옆집 남편과 비교하는 순간, 아내를 옆집 아내와 비교하는 순간 행복은 이미 물 건너 간 것이다. 가정의 체감온도는 영하권으로 뚝 떨어지게 된다.
내 남편, 내 아내는 누구와 비교 대상이 아니다. 그냥 남자, 그냥 여자가 아니다. 하나님이 나에게 맞춤형으로 주신 단 하나밖에 없는 내 목숨과도 같은 소중한 선물이다. 이삭과 리브가 부부처럼 남편이 아내를 사랑하고, 아내가 남편에게 위로가 될 때 건강하고 행복한 부부, 그리고 가정은 천국이 된다. 이런 부부, 이런 가정을 꿈꾸면서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고, 아내는 남편에게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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