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계라는 이름의 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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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agathos 댓글 0건 조회 51회 작성일 26-07-12 14:15본문
핑계라는 이름의 사자
잠22:13
2026. 7/12. 11:00(성령강림 후 일곱째 주일)
안 되는 사람의 특징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영적으로나 육적으로 ‘안 되는 사람’에게는 거의 과학에 가까운 5가지 치명적인 특징이 있다. 첫째, 시작을 미루고 과정을 생략한다. 무슨 일이든 시작하기 전에는 온갖 상상을 하며 시간을 보내다 결국은 시작을 미룬다. 반면, 무언가 성취하고 싶을 때 묵묵히 버텨야 하는 성실의 과정은 건너뛰고, 단번에 대박이나 기적이 일어나기만을 바라는 요행을 바란다. 둘째, 작은 부정에 온 마음을 빼앗긴다. 10가지 감사할 조건과 가능성이 있어도, 안 되는 사람은 단 1가지의 위험 요소와 거절 가능성에 현미경을 들이댄다. 시도해 보지도 않고 항상 부정적인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셋째, 말과 생각은 거대하나 걸음은 멈춰 있다. 넷째, 비판에는 날카롭고 대안에는 무능하다. 남의 도전을 깎아내리는 데는 천재적이지만, 대안도, 헌신도 내놓지 못한다.
그리고 마지막 다섯째, 탓의 전문가다. 소위 핑계의 전문가다. 이런 사람은 가능성의 데이터는 싹 지우고, 불가능의 데이터만 기가 막히게 수집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탓을 하게 된다. 환경 탓, 시대 탓, 다른 사람 탓, 부모 탓, 교회 탓을 한다. 온갖 핑계를 댄다. 사실 핑계는 무기력함을 정당화해 주는 가장 편한 도구다. 물론 인생에서 가끔 핑계가 숨구멍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습관이 되는 순간, 그것은 한 사람의 인생을 서서히 파괴하는 ‘정신적 마약’으로 돌변한다. 우리 뇌는 가급적 에너지를 쓰지 않고 편한 상태를 유지하려는 성향이 있다. 그래서 핑계를 대면 즉시 스트레스에서 해방되고 편안함을 느낀다. 문제는핑계가 반복되면 뇌는 문제를 만났을 때 해결 회로를 돌리는 것이 아니라, 핑계 회로를 먼저 가동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상황을 객관적으로 인지하는 능력과 문제 해결 능력이 퇴화해 버린다. 그래서 무기력한 낙오자가 되고 만다.
핑계의 함정
본문에도 이와 같은 사람이 나온다. ‘게으른 자는 말하기를 사자가 밖에 있은즉 내가 나가면 거리에서 찢기겠다 하느니라.’(13). 게으른 자는 사자 핑계를 대며 방 안에서만 뒹군다는 것이다. 핑계는 아주 교묘하다. 핑계는 결코 터무니없는 거짓말로 시작되지 않는다. 핑계의 가장 무서운 점은, 그것이 100% 가짜(거짓)가 아니라 약간의 사실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본문이 소개한 게으른 자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사자를 핑계로 밖으로 나오지 않고 방 안에서만 뒹굴고 있었다. 그런데 그의 핑계가 완전히 거짓은 아니었다. 당시 가나안 지역 숲이나 사막에서 실제로 사자가 종종 출몰했다. 성경에서 확인할 수 있다(삿14:5, 삼하17:34~35, 왕상13:24, 왕하17:25 등). 그러니 이 사람의 주장은 완전히 지어낸 거짓이 아니라, 일어날 수도 있는 사실(Fact)이었다. 바로 여기에 우리가 매일 빠지는 ‘핑계의 함정’이 있다. 사실(Fact)을 진리(Truth)로 착각하게 만든 것이다.
무언가를 포기하거나 주저할 때, 우리는 전혀 관련 없는 거짓말을 지어내지 않는다. 대신 교묘하게 명백한 사실을 핑계로 방패를 삼는다. ‘내가 시작하기엔 나이가 너무 많아!’ 물론 나이가 많은 것이 어떤 일을 시작하는데 장애가 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진리는 아니다. 나이가 많다고 어떤 일을 시작하지 못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하다며 새로운 것을 시도하거나 시작하는 이가 많고, 그래서 큰 성취를 이룬 사람도 많다. 그러므로 핑계의 함정은 바로 이 지점에서 발생한다. 눈앞의 조건인 사실을, 바꿀 수 없고 따라야만 하는 진리로 둔갑시키는 것이다. ‘나이가 많으니 새로운 도전은 불가능하다.’를 진리로 받아들이는 순간, 행동할 동력이 마비가 된다. 이것이 핑계의 함정이다. 핑계의 함정에 빠지면 눈앞의 작은 사실이 하나님의 크신 진리를 가려버린다.
핑계의 메커니즘(악순환의 굴레)
핑계는 한 번 허용하면 세포가 분열하듯 스스로 자라나 우리 삶을 갉아먹는다. 그 굴레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된다. ‘회피-탐색-정당화-마비’ 사람은 누구나 수고로움이나 두려움을 피하고 싶어 한다.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하기보다 시선을 돌려 불편한 현실로부터 도망을 치려고 한다(회피). 예를 들어, 시험 공부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공부라는 행위가 주는 압박감을 피하기 위해 방 청소를 시작하거나 스마트폰을 켜는 행동이 이에 해당된다. 다음은 자신의 게으름 가려줄 핑곗거리를 찾는다(탐색). 환경, 날씨, 타인, 건강 등에서 원인을 찾는다. 그리고 찾은 핑계를 스스로에게 설득시킨다(정당화). ‘나는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 하는 거야.’ 본문의 게으른 사람처럼 문밖에 사자가 있기 때문에 못 나간 것이지 안 나간 것이 아니야라고 말이다. 이러다 보면 양심과 영적 감각이 무뎌지게 된다(마비). 이것이 반복되면, 결국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 무기력한 영적 파산(Bankrupt) 상태에 이르게 된다. 핑계는 마취제와 같다. 당장 행동하지 않는 죄책감은 덜어주지만, 결국 영혼과 삶의 근육을 완전히 마비시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정신적·영적 불구자로 만든다.
함정을 탈출하는 법
그렇다면 이 핑계의 굴레(메커니즘)에서 어떻게 빠져나올 수 있을까? 즉,핑계라는 달콤한 마취제에서 깨어날 수 있을까? 세 가지를 제안하고 싶다.
첫째, 할 수 없는 이유보다 할 수 있는 방법을 먼저 찾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을 때 가장 먼저 장착해야 할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의 핵심이다. 어떤 일 앞에서 ‘이래서 안 돼’, ‘저래서 불가능해’라며 안 되는 이유를 찾는 것은 쉽고 편하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되게 하지?’라고 질문을 바꾸는 순간, 우리의 뇌는 브레인스토밍을 시작하고, 숨겨진 해결책을 찾아 움직이기 시작한다. 안 되는 이유가 10가지 떠오른다면, 그걸 뒤집어서 ‘그럼에도 지금 당장 내가 실행할 수 있는 작은 일 1가지’가 무엇인지 찾아보는 것이다. 거대한 방법이 아니어도 좋다. 작은 시작이 핑계를 넘어 할 수 있는 방법의 ‘실마리’가 된다.
둘째, 핑계의 언어를 믿음의 언어로 바꾸는 것이다. 즉, ‘때문에’를 ‘불구하고’로 바꾸라. ‘때문에’는 대표적인 핑계의 언어다. 인생은 우리 앞에 핑계와 핑곗거리를 던져준다. 하지만 모든 제약 조건 뒤에 ‘불구하고’라는 4글자를 붙이는 순간 인생의 장르가 바뀌게 된다. 소심한 겁쟁이가 믿음의 용사가 되고, 지독한 불평꾼이 감사로 물든 사람이 된다. 핑계는 몸과 마음을 편하게 만들지만 성장을 멈추게 하고, 믿음은 당장은 무겁게 느껴져도 결국은 나를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준다. 그러면 어떻게 이런 핑계의 언어를 믿음의 언어로 바꿀 수 있을까? 그 비결은 ‘주님이 함께하시면’이라는 고백에 있다. 이 고백이 우리 삶의 모든 ‘때문에’를 ‘불구하고’로 바꾸는 마스터키다. 믿음은 조건의 변화가 아니라, 주님과의 동행이다. 사자가 사라지지 않았어도 주님이 함께하시면, 그곳은 두려움의 감옥이 아니라 주님의 능력을 경험하는 기적의 현장이 된다.
셋째, 어려움을 과장하여 스스로를 피해자로 만들지 않는 것이다. 본문의 게으른 자는 문밖에 사자가 있다며 위험을 과장하고 있다. 아직 사자를 만나지도 않았는데, 그의 마음은 이미 사자에게 사로잡혀 있다(비약적 결론, 과도한 일반화). 그래서 문밖으로 나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방안에만 있는 것이다. 혹시 여러분도 ‘내 상황은 아무도 몰라. 나만큼 힘든 사람은 없어!’라며 환경을 부풀리며, 스스로 ‘불쌍한 피해자의 옷’을 입고 있지는 않는가? 문밖의 사자를 생각하지 말고, 내 안에 계신 주님을 생각하고, 문밖의 사자를 주목하지 말고, 나와 함께하시는 주님을 주목해야 한다. 사자만 생각하고 사자에만 집중하다 보면 사자에게 압도당하여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사람으로 전락하게 된다. 그러나 주님을 생각하고, 주님께 집중하면 사자를 넘어설 힘과 능력, 지혜를 얻게 되고, 피할 길을 발견할 수가 있다. 중요한 것은 주님께서는 우리가 사자의 먹이가 되는 것을 원하시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와 환경(사자)은 묵상할수록 태산처럼 커진다. 사자의 으르렁거림에 압도되면 내 안에 계신 주님과 주님의 음성은 듣지 못하게 된다. 사단이 그려놓은 가짜 사자 앞에 속지 말자. 핑계의 함정을 깨뜨리는 유일한 도구는 완벽한 환경이 아니라, 불완전한 환경 속에서도 발을 내딛는 ‘믿음의 한 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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