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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약과 같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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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agathos 댓글 0건 조회 50회 작성일 26-07-26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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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약과 같은 사람

13:17

2026. 7/26. 11:00(성령강림 후 아홉 번째 주일, 취임감사 예배)

두 종류의 사람

인간 체르노빌이라는 말이 있다. 방사능 피폭 피해자를 비유적으로 부르는 말로, 가는 곳마다 문제를 일으키고, 만나는 사람마다 갈등을 심어 주변을 황폐하게 만드는 사람을 이르는 현대인의 슬픈 신조어다. 말 한마디로 분위기를 얼어붙게 만들고, 기어이 누군가의 마음에 상처를 입혀 공동체를 무너뜨리는 존재, 소위 재앙과 같은 사람이다. 반면, 참 신기하게도 그 사람만 오면 꼬였던 문제가 풀리고, 얼어붙은 마음이 눈처럼 녹아내리게 하는 사람이 있다. 존재 자체가 위로와 회복을 선사하는 사람이 있다. 그저 곁에 머물며 이야기를 들어주었을 뿐인데, 지친 영혼이 다시 힘을 얻는다. 이런 사람은 존재만으로도 사람을 회복시키는 양약과 같은 사람이다. 본문은 이와 같은 사람을 소개하고 있다. ‘악한 사자는 재앙에 빠져도, 충성된 사신은 양약이 되느니라.’(17).

 

우리는 어쩌면 매일 이 갈림길 위에 서 있다. 내가 머무는 가정에서, 내가 일하는 직장에서, 섬기는 교회에서 나는 어떤 존재인가? 재앙과 같은 존재인가? 약과 같은 존재인가? 이 말씀을 통해 내 삶의 모습을 정직하게 비추어 보고, 주변의 무너진 것들을 회복시키는 하나님의 양약으로 결단하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한다.

 

사신(전령)의 중요성

본문은 두 종류의 사신을 소개하고 있는데, 여기서 사신은 전령(Messenger)이다. 전령은 통신 기술이 발달하기 전, 인류의 역사에서 국가의 운명과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단순히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을 넘어, 한 조직의 생명줄과 같았다. 전쟁의 승패를 결정짓는 핵심 열쇠였다. 전장에서는 정확한 정보가 제때 전달되는 것이 곧 승리이자 생존이었다. 그러니 전령의 역할에 따라 한 나라의 역사가 바뀌기도 했다. 또한 전령은 국가 통치와 행정의 신경망이었다. 방대한 영토를 지닌 제국은 효율적인 통치를 위해 전령 시스템을 최우선으로 구축했다. 몽골 제국의 ’(Yam)이나 조선 시대의 파발’(擺撥)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중앙 정부의 법령이나 반란 소식이 변방까지 신속하게 전달되어 국가의 결속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런 중요한 사명을 맡은 사람이 전령, 곧 사신이다. 그런데 이런 사람이 보낸 사람의 본래 의도와 상관없이, 자신의 주관이나 부정적인 감정을 보태어 말을 옮긴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말 그대로 재앙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남을 해치기 위해 왜곡된 말을 전하는 악한 사신은 결국 그 대가로 자기 자신마저 재앙에 빠뜨리게 된다는 사실이다.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

본문은 악한 사신과 충성된 사신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악한 사신은 재앙에 빠져도 충성된 사신은 양약이 된다고 한다. 그런데 성경은 모든 성도가 그리스도의 사신(사자, 전령)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사신(전령)이 되어야 할까? 그 답은 너무도 분명하다. 충성된 사신이다. 그러면 충성된 사신은 어떤 사람인가? 그를 알려면 악한 사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면 된다. 여기서 말하는 악한 사신은 단순히 흉악한 범죄자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 단어의 히브리적 의미는 보낸 이의 뜻을 왜곡하고, 자기 이익이나 감정을 섞어 전하는 불성실한 대리인을 뜻한다. , 보낸 사람의 본래 의도와 상관없이, 자신의 주관이나 부정적인 감정을 보태어 말을 옮긴 것을 뜻한다. 그러니 이런 사람의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오해가 생기고, 신뢰가 깨지며, 공동체가 갈라지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악한 사신은 말 그대로 재앙이 되는 것이다.

 

반면에, 충성된 사신은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보태지 않고, 보낸 이의 메시지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사람이다. 이것이 사신(전령)의 제1원칙이다. 사신은 자신의 주관이나 편견을 섞어 각색하지 않고 보낸 이의 메시지를 그대로 전해야한다. 사실을 명확하게 전달할 때 비로소 오해와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아주 중요한 내용은 적에게 잡히더라도 비밀을 지키기 위해 그 내용을 통째로 외워 전달하기도 했다. 혹시 붙잡히게 되면 비밀을 지키기 위해 자결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만큼 책임과 충성심이 특별했다. , 자신이 전해야 할 메시지를 위해 목숨을 걸었다. 이것이 충성된 사신의 모습이다. 악한 사자의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오해가 생기고, 신뢰가 깨지며, 공동체가 갈라지게 되었으나, 충성된 사신은 그를 보낸 사람에게도, 그를 통해 소식을 듣는 사람에게도, 공동체에도 좋은 약이 되었다. 이런 말씀도 있다. ‘충성된 사자는 그를 보낸 이에게 마치 추수하는 날에 얼음냉수 같아서 능히 그 주인의 마음을 시원하게 하느냐.’(25:13). 예나 지금이나 신뢰할 수 있는 전령의 가치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우리는 주님의 사신

바울은 우리를 향해 이렇게 선포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그리스도를 대신하여 사신이 되어’(고후5:20). 주님 역시 우리를 향해 말씀하셨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보내노라.’(20:21). 이는 모든 성도가 주님으로부터 보냄을 받은 사신이라는 뜻이다. 우리는 세상의 소문이나 헛된 풍조를 전하는 시시한 심부름꾼이 아니다. 만왕의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뜻을 이 땅에 전하는 고귀한 하늘 대사(사신). 이것이 성도의 정체성이고 사명이다. 무더운 여름날의 얼음냉수처럼 주님의 탄식과 근심을 씻어드리는 기쁨이 되는 존재, 세상의 상처 입은 영혼을 따뜻하게 감싸안고, 지혜롭고 은혜로운 말과 행동으로 주님의 사랑과 치유를 전하는 유익하고 건강한 통로가 되는 사람이 충성된 사신이다. 특히 오늘 취임하는 이종원 집사님과 김경아 권사님이 주님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드리고, 주님의 몸인 교회와 지체, 그리고 세상을 살리는 양약과 같은 충성된 일군이 되기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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