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灰)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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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agathos 댓글 0건 조회 23회 작성일 26-02-14 10:49본문
재(灰)의 시간
이마 위에 그려진 거친 십자가는
흙에서 온 내가 다시 흙으로 돌아갈
낮고 겸손한 약속입니다.
화려했던 어제의 꽃잎도
뜨거웠던 욕망의 가지도
주님의 불길 속에 하얀 침묵이 되어
이제는 고운 가루로 남았습니다.
머리에 재를 얹고 고개를 숙임은
나를 채웠던 교만을 비워내고
주님의 숨결로 다시 채워지길
기다리는 가장 고요한 시작입니다.
삶은 짧고 길은 멀어도
내 이마에 남은 이 검은 흔적이
주님께 돌아가는 길을 밝히는
단 하나의 등불이 되게 하소서.
비움으로써 깊어지는 계절
재를 뚫고 피어나는
부활의 아침을 기다리며
참회의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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