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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모금의 물로 피워낸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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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agathos 댓글 0건 조회 21회 작성일 26-07-2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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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모금의 물로 피워낸 기도

 

하얗고 가냘픈 날갯짓이련가?

흙도 없는 마른 이끼 위에

조용히 내려앉은 흰 꽃송이들

 

바람 한 점 없는 한낮의 고요 속에

어디론가 날아오를 듯 날개를 펴고,

초록빛 좁은 잎사귀 사이에서

수줍게 세상을 향해 인사를 건넨다.

 

기나긴 인내의 시간을 지나

가녀린 뿌리로 허공을 움켜쥐고,

마침내 피워낸 저 나비 무리는

은은한 향기로 허공을 채운다.

 

만지면 부서질 듯 아련한 날개여,

너는 꽃인가, 쉬어가는 나비인가!

찰나의 계절을 아름답게 날아오르는

네 하얀 미소에 마음을 빼앗긴다.

 

그저 물 한 모금, 바람만으로

가녀린 뿌리를 내리게 하신 이여,

내 삶의 메마른 계절 속에서도

당신을 바라는 믿음의 향기가 이와 같기를

 

-창가에서 한 무리 꽃을 피운 소엽풍란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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