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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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 이야기1. ‘인샬라’(Insha’Allah)

 

 

기대와 설렘으로 동시찰(순남노회) 목회자 부부 성지순례를 지난 2월 6일 아침 6시에 순천에서 출발하여 24시간 만에 이집트 카이로(인천에서 타슈켄트를 거쳐 카이로까지 13시간 반) 공항에 도착했다.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처럼 참으로 지루하고 힘든 시간이었다. 게다가 도중에 두통까지 겹쳐 어려웠는데, 일행 중 치유은사가 있는 분이 있어 큰 도움을 받았다. 입국수속을 마치고 나가자 현지 가이드와 버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숙소(피라미드 호텔)로 이동하던 중 차내에서 이집트 가이드로부터 들은 첫 이야기가 우리가 이집트에서 주의해야 할 사항들이었다. 귀중품은 꼭 소지하고 다닐 것, 기념품을 살 땐 지갑을 보이지 말 것, 고액을 사용하지 말 것, 현지인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카메라를 맡기지 말 것, 차나 호텔을 나올 때는 잘 살펴서 두고 온 물건이 없는지 확인하라는 것 등. 여기서는 잃어버린 물건은 찾아주지도 않고, 찾을 수도 없다는 것이다. 그저 ‘인샬라’ 한마디면 모든 것이 끝이라고 했다. 심지어 강도나 폭행과 같은 강력사건에도 ‘인샬라’ 한마디면 모든 것이 끝난다고 했다.

 

‘인샬라!’(Insha’Allah). 이집트에 도착하여 가이드로부터 배운 첫 아랍어다. 이는 아랍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말로 ‘신(알라)의 뜻대로’라는 말이란다. 실은 무슨 일이든지 그 결과를 신의 뜻이라고 결정짓는 매우 신성하고 경건한 말인데, 이들에게는 아주 편리한 만사형통의 말로 사용되고 있는 같았다. 이것은 노력해보지도 않고 무조건 그 결과를 신의 뜻으로 결론짓는 숙명론이고(그리고 이런 태도는 모든 것을 숙명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지배자들의 지배이데올로기로 악용될 수 있다), 신에게로 모든 탓을 돌리면서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 자기변명이다. 아무튼 신성하고 경건한 말이 자기 입맛대로의 편리한 말로 악용되고 있는 것을 보며 도구화된 신앙의 병폐를 생각해 본다.

 

한자에도 이와 비슷한 말이 있다. ‘녹피왈자’(鹿皮曰字)가 그것이다. 사슴가죽에 쓴 가로 ‘왈’(曰) 자라는 뜻으로, 사슴가죽에 쓴 가로 ‘왈’(曰) 자는 잡아당기는 대로 날 ‘일’(日)도 되고 가로 ‘왈’(曰)도 된다는 뜻이다. 일정한 주견이 없거나 일을 법대로 처리하지 않았을 때 흔히 쓰는 말이다. 당기는 대로 펼쳐지는 편리한 가죽처럼 신앙을, 그리고 신의 뜻을 그렇게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기독교인 역시 ‘주님의 뜻’이란 말을 자주 사용하고 있는데, 자기 입맛대로 둘러 붙이는 편리한 말장난이 되지 않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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