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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지(地) 탐방3, ‘비에 젖은 에딘버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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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양식 댓글 0건 조회 5,617회 작성일 15-07-01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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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지(地) 탐방3, ‘비에 젖은 에딘버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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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파이프와 위스키, 킬트(치마처럼 생긴 스코틀랜드 남자들의 전통의상), 골프의 나라 스코틀랜드(이들 중에서 ‘골프’와 ‘위스키’는 스코틀랜드가 인류에게 준 선물이라고 함)는 잉글랜드, 북아일랜드, 웨일스와 함께 영국의 한 지역에 속해있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함을 가지고 있다. 그 중 스코틀랜드의 자연은 단연 최고다. 국토의 대부분이 산지와 구릉지고, 500개가 넘는 호수, 790여개의 섬, 그리고 바다가 만드는 풍광은 그 이유를 충분히 설명해준다. 이 멋진 나라 스코틀랜드가 탐방 순례의 첫 번째였다(스코틀랜드에서 시작하여 영국, 벨기에, 독일, 스위스, 프랑스까지가 이 번 탐방 여정이었다). 그곳에 우리 장로교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존 녹스’(J. Knox)가 있고, 장로교가 출발한 ‘자일스’(Giles) 교회가 있기 때문이다. 

 

일찍 공항에 도착해서 별 할 일도 없어 게이트가 열리자 바로 짐을 부치고 입국절차를 밟았다. 여유롭게 출국장으로 가면서 주변 면세점들을 돌아보며 아이쇼핑을 했다. 돌아보니 이 때가 여행일정 중에서 가장 한가로웠던 것 같다. 그렇게 10시 15분 영국 항공기(British Airway)에 탑승하기까지 무료하게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11시 5분에 비행기가 인천을 출발하여 영국 런던 히드로 공항까지 거의 12시간의 장거리 비행을 시작하였다. 사실 좁은 공간에서 12시간을 보내는 이 시간만큼은 여행에 대한 어떤 기대나 설렘도 그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음악도 듣고, 영화도 보고, 잠도 자보지만 시간은 왜 그리도 느린지.......시계를 들여다 볼 때마다 ‘아직도!’ 하는 탄성만 나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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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런던으로 비행

(바이칼 호수 통과 중) 

 

난 몇 번의 장거리 비행을 통해 그 시간을 나름 효과적으로 보내는 방법을 갖게 되었다. 그것은 책을 읽는 것이다. 그래서 장거리 비행 땐 항상 두어 권의 책을 준비해서 오고가면서 읽는다. 이번에도 두 권의 책을 준비했다. 「나음보다 다름」이란 책과 「책의 힘」이란 책이다. 갈 때 전자를, 올 때 후자를 읽었다. 대부분 사람들이 잠든 시간에 깨어서 일만 미터 이상의 상공에서 책을 읽다보면, 괜한 자부심과 보람까지 느껴지면서 지루한 시간을 보상받은 기분도 든다. 이번에도 「나음보다 다름」이란 책을 다 읽고 나니 점심식사가 나왔고(기내에서 점심식사만 두 번 먹은 셈),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비행기가 영국공항에 착륙했다. 현지시간 14시 25분이었다(런던은 우리나라보다 8시간 늦다. 원래는 9시간인데 썸머타임 적용으로 8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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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딘버러 성에서 포구(砲口)로 본 에딘버러 시내

 

스코틀랜드는 예측할 수 없는 날씨로 유럽에서 가장 혹독하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스카치 미스트’(scotch mist)라고 불리는 부술 부슬 내리는 가랑비를 동반한 짙은 안개가 유명하다. 런던에서 이미 비가 곧 쏟아질 것처럼 잔뜩 찌푸린 하늘이었다. 그런데 런던을 출발하여 에딘버러(현지시간 16:40에 탑승, 17:30에 이륙하여 1시간여 비행)로 가는 동안 기상상태가 더욱 좋지 않아 비행기가 많이 흔들렸고, 착륙할 즈음엔 더욱 흔들려서 장시간 비행에 지친 대다가 비행기까지 심하게 흔들리는 바람에 멀미가 나서 토할 뻔 했다. 짧은 그 몇 분이 가장 힘들었다. 입국수속을 마치고 짐을 찾아서 나가니 현지 여행사 대표가 마중을 나와 일행을 주차장으로 안내하였다. 에딘버러는 우리나라 초겨울 느낌의 세찬 비바람으로 우리를 맞아주었다. 그 비를 맞으며 짐을 들고 버스까지 뛰었고, 한 바탕 빗속의 소동이었으나 다들 재미난 놀이를 한 것 마냥 즐거운 모습으로 버스에 올랐다. 버스를 타고 숙소로 이동하는 중 펼쳐진 에딘버러의 모습은 마치 과거 어딘가로 빨려 들어가는 듯 착각을 불러일으켰고, 비에 젖어 더욱 우울한 하늘과 칙칙한 빛깔의 조용한 거리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비로소 여행이 시작된 듯 기분 좋은 두근거림을 느꼈다. 젖은 공기를 가슴깊이 들이마시며 일단 마음을 진정하고, 숙소로 들어갔다. 긴 여정의 참으로 고단한 하루였다. 내일이면 다시 짐을 싸야 하지만 잠시나마 지친 몸 쉴 곳이 있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탐방순례를 통해 천국의 순례자임을 온 몸으로 느끼며 가슴 깊이 새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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