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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니홍조(雪泥鴻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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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양식 댓글 0건 조회 16,575회 작성일 14-07-27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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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니홍조(雪泥鴻爪)

 

 

 

 

 

 

 

연일 폭염에 얼마나 고생하십니까? 그 와중에 어린이부 신앙수련회까지 있어 그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더우니까 잠시 시원한 생각을 해보라고 눈(雪)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설니홍조라는 말이 있습니다. 인생무상을 비유하는 말로, 눈 내린 진흙땅 위의 기러기 발자국이란 뜻입니다. 진흙 위에 내린 눈이 녹으면 질퍽거리는 진흙만 남고 눈 위에 새겨진 기러기 발자취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 말은 송(宋)나라 시인 소식(蘇軾)이 26세에 지은 시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소식은 과거시험을 보기 위해 동생 소철(蘇轍)과 함께 아버지를 따라 개봉(당시 송나라 수도)으로 갔습니다. 하지만 긴 여정에 타고 온 말은 지쳐서 쓰러졌고, 임시변통으로 말을 빌려 하남성 면지의 한 절에서 하룻밤을 머물렀습니다. 5년 뒤, 소식은 관직에 부임하러 가던 길에 다시 면지의 그 절에 들렀습니다. 그렇지만 5년 전 자신을 환대하던 스님은 이미 입적하였고, 자신이 벽에 써놓은 시도 뭉개져 글자를 알아보기 어려웠습니다. 마침 하얗게 눈 내린 절 마당에서 먹이를 찾으러 기러기가 걸어 다니는 것을 보고 문득 인생의 덧없음을 깨닫고 시를 지었습니다. 설니홍조란 이 시구절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지난 3개월 간 많은 경찰과 검찰의 인력을 동원하여 쫓던 유병언 씨가 반 백골이 되어 발견되었습니다. 수많은 신도를 거느린 이단 교주로, 많은 계열회사를 가진 성공한 사업가로 유유자적하던 그가 하루아침에 쫓기는 자가 되더니 아무 연고도 없는 노숙인처럼 죽어서 온 국민 앞에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의 곁에는 평소 추종하던 사람도, 평생 모았던 재물도 없었습니다. 한 마디로 비참함 그대로였습니다. 세상을 어지럽힌 사람의 비참한 최후를 똑똑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설니홍조와 같은 인생사에서 일어난 세월호 참사와 유병언 사건은 무상한 인생 감동적인 최후, 무상한 인생 비참한 최후를 우리에게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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