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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agathos 댓글 0건 조회 18,126회 작성일 22-03-26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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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

 

 

경제용어 중에 흰 코끼리’(White Elephant)란 말이 있습니다. 대형행사를 치르기 위해 지었지만 쓸모가 없어 애물단지가 돼 버린 시설을 두는 한 말입니다. 흰 코끼리의 유래는 고대 태국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왕이 평소 마음에 들지 않는 신하에게 흰 코끼리를 선물로 주곤 했습니다. 그런데 신하에게 이 코끼리는 엄청난 부담이었습니다. 왕이 하사한 선물이기에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길 수도 없었을 뿐더러 코끼리가 병으로 죽기라도 하면 왕에 대한 도전과 반역으로 몰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흰 코끼리는 불교에서 신성한 존재로 추앙되기에 일도 시키지 못하고 먹이고, 재우고, 돌봐주는 데 최선을 다해야 했습니다. 이렇게 코끼리를 키우다 보면 막대한 먹이로 인해 집안 형편은 점점 어려워지고 지극정성으로 돌봐야하는 탓에 일마저 제대로 할 수 없어서 결국 파멸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래서 역설적이게도 흰 코끼리는 처치 곤란한 물건(애물단지)을 뜻하게 된 것입니다.

 

 

사실 일상에서 별 쓸모도 없으면서, 유지노력이나 비용은 많이 들고, 그렇다고 쉽게 버릴 수도 없는 흰 코끼리라 부르는 물건이 많습니다. 여느 가정에도 이런 흰 코끼리는 적잖이 있을 것입니다. 비싸게 사서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데도 사연이 있어서나 그동안 들인 비용 때문에 남을 주거나 버리기 아까운 물건이 많습니다. 제게는 여기저기 쌓여 있는 종이 책들입니다. 어려운 시절, 어렵게 구입한 사연이 있는 책들이라 쉽게 버리지도 못하고 책들에게 점령을 당하다시피 살고 있습니다. 신앙생활도 하다보면 유무형의 영적 애물단지(흰 코끼리)가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사순절은 이런 영적 애물단지를 확인하고 처리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처리해야 할 우리 안에 있는, 혹은 우리 가정에 있는 흰 코끼리가 무엇인지 생각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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