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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타는 그리움, 능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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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양식 댓글 0건 조회 16,078회 작성일 14-04-2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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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타는 그리움, 능소화

 

 

 

 

 

 

 

한 궁궐에 소화라는 예쁜 궁녀가 있었습니다. 임금의 눈에 띈 그녀는 빈의 자리에 올랐지만 임금은 하루 밤 이후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혹시나 임금이 자기 처소에 가까이 오지는 않을까 담장에서 발자국 소리라도 들리기만 하면 화급하게 달려가기도 하고 그림자라도 보고 싶어 하염없이 그리워하며 기다리기만 했습니다. 그러던 여름 어느 날, 그녀는 그리움에 사무쳐 상사병이 들어 식음을 전폐하다가 그만 세상을 뜨고 말았습니다. 그렇지만 한 번의 권세도 제대로 누리지 못했던 그녀의 죽음을 누구도 알아주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눈을 감으며 행여 오시게 될 임금님을 마중하겠다.며 담장 밑에 묻어달라고 부탁하였고, 곁을 지키던 시녀가 그 유언대로 담장 가에 묻어주었습니다. 무더운 여름이 시작되고 온갖 새들이 꽃을 찾아 모여드는 때 소화의 처소담장에는 조금이라도 더 멀리 밖을 내다보려고, 발자국 소리를 들으려고, 꽃잎을 넓게 벌린 꽃이 피었습니다. 이를 능소화 라고 합니다.

 

애타는 그리움이란 슬픈 전설과 꽃말(또한 명예라는 꽃말도 있어 예로부터 양반꽃이라 부름)을 가진 능소화처럼 지난 며칠 우리 모두는 물에 잠긴 세월호에서의 생환 소식을 밤낮으로 애타게 기다렸습니다. 앵무새처럼 같은 소리만 반복하는 TV앞에 쭈그리고 앉아 목을 늘어뜨리고 간절히 기다렸습니다. 야속한 시간만 흐르고, 그 흐르는 시간 속에 주검의 소식만 들려도 그 간절함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부활절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금번 부활절엔 모두의 열망대로 그 애타는 그리움과 간절한 기다림이 현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세월호의 희생자 가족들과 구조된 사람들, 무엇보다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구조를 기다리는 가족들과 이를 위해 수고하는 이들,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모두에게 슬픔이 기쁨이 되고, 절망이 소망이 되고, 죽음이 생명이 되는 부활절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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