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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속일 수 없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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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양식 댓글 0건 조회 14,179회 작성일 15-09-20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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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속일 수 없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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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법(兵法)에 세 종류의 지휘관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속이고 싶어도 속일 수 없는 지혜로운 장수, 속일 수 있지만 차마 속일 수 없는 덕이 있는 장수, 그리고 무서워서 감히 속이지 못하는(不敢欺) 용맹스러운 장수입니다. 유광익(柳光翼)이란 사람이 쓴 「풍암집화」에 나온 글입니다. 영남 사람들이 완평 이원익과 서애 유성룡을 일컬어 말하기를 완평은 속일 수는 있지만 차마 속일 수가 없고, 서애는 속이고 싶어도 속일 수가 없다.(完平可欺而不忍欺/ 완평가기이불인기, 西厓欲欺而不可欺/ 서애욕기이불가기). 이원익과 유성룡은 동시대(선조 때)에 이름난 재상들인데, 위 글은 그 둘을 비교한 멋진 평입니다. 한 마디로 이원익은 출중한 덕을 지닌 덕장(德將)이고, 유성룡은 탁월한 지혜를 지닌 지장(智將)이라는 뜻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있어서 조선이 가장 험난하고 위태로운 시기(임진왜란과 정유재란)를 슬기롭게 잘 극복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원래는 영남 사람들이 같은 지역출신 유성룡의 지혜를 강조한 글이라는데, 오히려 어리숙한 이원익이 더 후한 점수를 받은 인상입니다. 도대체 그가 어떤 사람이었기에 작정하면 얼마든지 속일 수 있지만 천벌을 받을 것만 같아 차마 속일 수가 없었을까요? 흔히 사람들은 알고도 속고 모르고도 속는 것이 세상일이라며, 마치 큰 선심이라도 쓰듯 속아준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속아 주는 것과 차마 속일 수 없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아무튼 저를 비롯하여 요즈음 사람들, 입은 꿀인데 뱃속에는 칼이 들었고, 얼굴은 사람인데 마음은 짐승인 사람들이 많습니다. 차마 속일 수 없는 덕 있는 사람도 훌륭하지만 이런 사람을 보고 가책을 느낀 사람 또한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책은커녕 밥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그 앞에 서면 속이려는 마음 자체가 부끄러워지는 사람, 그래서 깜짝 놀라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사람, 이런 영적 거인이 무척 그립습니다. 아울러 이런 사람 앞에서 부끄러움이라도 느낄 수 있는 깨어있는 마음을 갖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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