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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agathos 댓글 0건 조회 5,321회 작성일 23-01-28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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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두나무 꽃이여 바람에 흔들리는 구나. 어찌 그대가 그립지 않으랴만 길이 멀어서 갈 수가 없네.’ 이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고전 중 하나인 시경에 나오는 시입니다. 시경(詩經)은 유교 경전의 하나로 추앙받고 있으나 본래는 고대 중국의 민간가요를 엮은 소위 유행가 가사집입니다. 이 노래를 지은 사람은 바람에 흔들리는 화사한 앵두나무 꽃을 보고서 문득 사랑하는 님이 떠올랐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그 님의 집이 너무 멀어서 갈 수 없는 안타까운 심정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멀리 떨어져본 경험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노래를 지은 사람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공자(孔子)는 이 노래의 가사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공자는 이 노래를 듣고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것은 그립지 않아서 그런 것이다. 어찌 멀어서 그런 것이겠는가!’ 멀리 떨어져 있어 만나지 못한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할 뿐, 만나지 못한 이유는 그 사람을 간절히 생각하지 않아서라는 말입니다. 정말 그 사람을 간절히 생각한다면 아무리 먼 곳이라도 달려갈 테니 멀다는 것은 이유가 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공자의 말처럼 멀어서 만날 수 없다는 말은 핑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돈이 없어서, 형편이 안 되서 만날 수 없다는 말도 핑계일 수 있습니다. 정말 그 사람을 간절히 그리워한다면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기꺼이 찾아가 만나고야 말 것입니다. 결국 이는 마음의 문제입니다. 간절하고, 절실한 마음의 문제입니다. 주님과의 관계도 마찬가집니다. 주님을 더 가까이 하고, 더 많이 사랑하고, 더 잘 섬기고 싶지만 그렇지 못한 여러 현실적인 이유가 핑계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입니다. 매순간 어떤 핑계를 대면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지 두려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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