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는 알 수 없는 진짜 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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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agathos 댓글 0건 조회 78회 작성일 26-08-02 15:25본문
평소에는 알 수 없는 진짜 실력
잠24:10
2026. 8/2. 11:00(성령강림 후 열 번째 주일)
지진과 나무의 뿌리
1989년 호주 뉴캐슬 지역에 강한 지진이 발생했다. 많은 나무가 뿌리째 뽑혀 나갔는데, 지질학자들과 식물학자들이 쓰러진 나무들을 조사하면서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겉보기에는 수십 미터로 웅장하게 자란 나무들이었지만 뿌리는 불과 1~2미터 깊이로 얕게 뻗어 있었다. 평소에 비가 자주 오고 영양분이 풍부하다 보니, 나무가 깊은 곳까지 뿌리를 내릴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평상시에는 울창하고 강해 보였으나, 땅이 흔들리는 위기가 오자 허무하게 무너진 것이다. 반면, 가뭄이 잦은 건조한 지역에서 자란 나무들은 달랐다. 물을 찾아 깊은 암반수 층까지 십수 미터씩 뿌리를 내렸다. 이런 나무들은 겉보기엔 볼품없어 보여도, 심각한 가뭄과 폭풍, 지진에도 쓰러지지 않았다.
경영학이나 조직 심리학에서는 평소보다 위기 때 리더십을 발휘하는 사람 즉, 위기관리(Risk Management)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진짜 인재라고 말한다. 진짜 전문가는 문제를 한 번도 안 겪어본 사람이 아니라, 온갖 문제를 겪어보고 극복해 낸 경험치를 가진 사람이다. 평화로울 때는 누구나 친절하고, 누구나 신사적이고, 누구나 좋게 보인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하면 그 사람의 진짜 성품이 드러난다. 본심이 드러난다. 평상시의 신앙이 아니라, 환난 날의 신앙이 실력이다.평소에는 누구나 감사할 수 있고, 기뻐할 수 있고, 찬양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무너지는 어려움의 한복판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도의 자리와 예배의 자리를 지키고 소망을 품는 것, 이것이 바로 하나님이 인정하시는 성도의 진짜 실력이다. 그러므로 문제는 나를 무너뜨리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숨겨진 진짜 실력을 세상에 증명하고, 부족한 실력을 키워주기 위해 찾아온 손님이다. 본문도 이런 점을 강조한 말씀이다. ‘네가 만일 환난 날에 낙담하면 네 힘이 미약함을 보임이니라.’(17).
낙담은 ‘힘이 없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본문에 ‘낙담하다.’라는 말은 손발의 맥이 풀리고 포기해 버리는 상태를 의미한다. 히브리어로 낙담하다를 ‘히트라피타’(הִ֭תְרַפִּיתָ)라고 한다. 이는 ‘느슨하다.’, ‘가라앉다.’, ‘놓아버리다.’라는 뜻을 가진 ‘라파’(רָפָה)의 재귀형(הִתְפַּעֵל)이다. 이는 마음의 긴장이 풀려서 ‘스스로’ 주저앉거나, ‘스스로’ 낙심하게 된 상태를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어려움 앞에서 스스로 포기하는 것은 ‘네 힘’의 미약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했다. 여기서 ‘힘’(כֹּחַ)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하나님이 부어주시는 영적 에너지, 버텨내고 지탱해야 할 내면의 저력과 영적 면역력을 뜻한다. 낙담은 영적 힘과 면역력이 약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것이다. 즉, 낙담은 내 안에 축적된 실제 힘이 얼마나 부족했는지를 드러내는 지표라고 것이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평소에는 믿음이 좋아 보인다. 기도도 잘하고, 찬양도 열정적으로 잘 부른다. 예배도 빠지지 않고, 섬김도 솔선수범이다. 하지만 뜻밖의 질병, 경제적 위기, 인간관계의 배신이라는 어려움이 찾아올 때 낙심한 사람이 있다. 손이 풀리고 무릎이 휘청거려 주저앉는 사람이 있다. 이것이 그 사람의 영적 한계라는 것이다. 즉, 영성의 깊이와 무게, 넓이를 보여주는 것이란 뜻이다. 그러니 환난이 없던 미약함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이미 내 안에 있던 영적 미약함을 ‘드러나게’ 해준 것이다. 어려움속에서 드러나는 영적 힘은 태도의 변화로 구체화되기 때문이다. 만약 욥처럼 어려움 속에서도 불평이나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하나님께 감사하고 하나님을 찬양한다면 영적인 힘과 면역력이 크기 때문이다. 신앙생활이란 이와 같은 영적인 힘과 면역력을 기르는 일이다.
환난의 날을 이겨내는 힘을 얻는 법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환난 날에 낙담하지 않는 ‘강한’영적인 힘과 면역력을 가질 수 있을까? 내 의지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성경이 말하는 참된 힘은 내 안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기독교에서 영적 힘은 내가 열심히 노력해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 안에서 ‘주어지는’은혜다. 이것이 기독교 신앙의 본질이자 핵심이다. 그러니 하나님으로부터 공급을 받아야 환난을 이겨낼 수 있는 진짜 힘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강한 영적 힘과 면역력은 어떻게 주어지는가? 하나님을 가까이함에 있다. 그리고 하나님을 가까이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 말씀을 가까이하는 것이다. 성경에서 하나님의 말씀은 생명이요, 영적인 양식이며, 우리 발의 등이요 길의 빛이라 했다. 이 말씀을 가까이하는 것이 영적인 힘과 면역력을 갖는 비결이다. 육신이 음식을 통해 힘을 얻듯, 영혼은 진리의 말씀을 통해 살아갈 힘을 얻는다. 상처 입고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 회복시키는 치유의 능력이 말씀에 내재되어 있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고, 본래의 자리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내면의 단단함을 제공하는 것이 말씀이다. 그러므로 말씀을 가까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 매일 정해진 시간에 일정한 분량의 말씀을 읽고 깊이 생각하는(묵상) 시간을 갖는 것이다. 지식으로 채우는 것이 아니라, 내게 주시는 하나님의 음성으로 받고 순종하려는 마음이 중요하다. 또한 말씀을 마음에 새기는 암송이다. 은혜가 되는 구절이나 삶의 무기가 될 만한 말씀을 암송해 두는 것이다. 그러면 광야 같은 세상을 살아갈 때 성령께서 그 말씀을 기억나게 하시고 힘을 더하여 주신다. 그리고 말씀은 들음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삶으로 살아내야 한다. 말씀을 삶에 적용하여 실천할 때 영적 근력이 자란다.
둘째, 기도와의 결합이다. 말씀을 읽기 전에는 깨닫는 지혜를 달라고 기도하고, 읽은 후에는 그 말씀대로 살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로 마무리해야 한다. 특히 성령님의 도움을 구해야 한다. 말씀은 성령의 감동으로 기록되었기 때문에, 성령님의 깨닫게 하시는 은혜가 있을 때 참된 말씀의 맛과 능력을 경험할 수 있다(딤후3:16-17). 말씀과 기도, 성령은 능력 있는 삶의 핵심 요소다. 자동차로 말하면 말씀은 연료이고, 기도는 연료의 양을 조절하여 차량의 출력과 속도를 제어하는 핵심 장치인 가속기이고, 아무리 좋은 기름이 가득하고 가속기를 밟아도 산소가 없으면 불이 붙지 않는다. 성령은 타오르게 하는 절대적인 생명의 산소다.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진리의 연료 위에, 뜨거운 기도라는 가속기가 더해지고, 이 모든 과정을 살아 움직이게 만드는 성령의 산소가 임재할 때, 비로소 우리의 신앙은 꺼지지 않는 뜨거운 불길처럼 타올라 능력 있는 삶을 살게 된다.
셋째, 예배다. 예배는 말씀(기름)과 기도(가속기)와 성령(산소)의 역사하심이 하나로 어우러져 하나님을 향한 뜨거운 영적 불길을 피워 올리는 거룩한 만남이다. 세상 속에서 치열하게 부딪히며 살다 보면 우리의 영적 배터리는 쉽게 닳고 방전되기 마련이다. 이 방전된 영적 배터리를 가득 채우는 방법은 하나님과의 거룩한 만남인 예배를 통해서다. 예배는 바로 이 소모된 에너지를 가득 채워주는 영적 충전 시간이다. 그리고 교회는 영적 충전소다. 예배를 통해 선포되는 말씀(연료)으로 채우고, 간절한 기도(가속기)로 호흡하며, 성령(산소)의 충만한 임재를 경험할 때 방전되었던 영혼이 다시 생기로 가득 차오르게 된다. 그래야 영적 힘과 면역력이 최고조로 회복되어 각종 영적 바이러스와 공격으로부터 지켜낼 수 있는 방어력이 생긴다. 결국 우리 신앙의 출발점과 승리의 비결은 예배에 있다. 예배가 살아날 때 영혼이 살고, 살아갈 힘을 얻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영향력 있는 삶을 살게 된다.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로다!
일반적으로 어렵거나 힘든 일을 만나게 되면 ‘터널시각’(Tunnel Vision)에 빠지게 된다. 터널시각이란 눈앞의 문제나 어려움 외에는 다른 것을 전혀 보지 못할 만큼 시야가 극단적으로 좁아지는 현상이다. 문제에 완전히 매몰된 상태를 표현하는 전문용어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 이런 상황을 두고 한 말이다. 그러므로 문제 앞에서 이런 터널시각에 사로잡히지 않으려면 예배를 통해 영적으로 충전을 하여 말씀과 기도와 성령이 살아 역사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을 가까이함으로 환난의 날을 이겨내는 힘을 얻어야 한다.
여기에 가장 좋은 모델이 우리 ‘예수님’이시다. 주님은 십자가라는 끔찍한 처형의 자리에서도 자신을 십자가로 내몬 사람들을 용서해 달라고 기도하셨고, 주님 오른편에 달린 강도의 요구에 반응하여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라고 말씀하셨다. 뿐만 아니라 아들의 비참한 처형 장면을 보며 오열하는 어머니 마리아를 보시고 제자에게 어머니의 안위를 부탁하셨다. 지금 자신이 헤어날 수 없는 곤경에 처했는데, 어떻게 이런 반응을 보일 수 있단 말인가? 이는 그대로 주님의 영적 힘을 보여준 것이다. 그래서 이 광경을 처음부터 다 지켜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던 한 로마 백부장이 이렇게 외쳤다.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로다!’(마27:54).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꼭 들어야 할 말이 있다면 바로 이 말이다. ‘그는 진짜 하나님의 아들(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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