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묵묵히 > 주보큐티 기뻐하는교회 - 대한예수교장로회

천천히 묵묵히

한 사람이 화초를 선물 받았습니다. 그는 정성스럽게 화초에 물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자라는 낌새가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말라죽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화초가 새싹을 틔우지 않으니 키우는 기쁨도 보람도 없었습니다. 결국, 그는 분갈이를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화초에 비해 화분이 작아도 성장에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화분을 뒤집었을 때 전혀 자란 것 같지 않던 화초의 뿌리가 화분에 가득 차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는 깜짝 놀랐습니다. 화초는 줄기가 위로 자라거나 잎이 무성히 돋지는 않았지만, 그 안에서 수많은 뿌리가 여러 가닥으로 길게 뻗어나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화초가 자라지 않았던 이유는 뿌리를 내리는 동안 줄기가 잠시 성장을 멈췄기 때문이었습니다. 화초가 밑으로는 자라지 않고 위로만 자라는 가분수형 성장을 했다면 쉽게 흔들려 위험했을 것입니다. 따라서 화초는 더 높이 더 튼튼하게 자라기 위해 먼저 위가 아닌 아래로 뿌리를 내리면서 성장의 기초를 다지고 있었던 셈입니다.

대개 우리는 무엇이든 겉으로 드러나는 성장에 주목합니다. 물론 겉으로 빠르고 화려고 풍성하게 성장하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하지만 뿌리가 깊지 않은 이러한 가분수형 성장은 장기적으로 좋지 않습니다. 천천히 묵묵히 내실을 다지며 성장하는 것이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는 성장의 밑거름입니다. 영적 성장과 성숙도 마찬가집니다. 모래 위에 지은 집처럼 뿌리가 약한 가분수형의 영적 성장(숙)은 위험합니다. 작은 시험이나 어려움에도 심하게 흔들리거나 무너질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더딜지라도 천천히 묵묵히 영적 뿌리를 성장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더 높이 더 견고하게 위로 올라가기 원하면 더 많이 더 깊이 아래로 내려가야 합니다. 건강한 성장과 성숙의 근원이 뿌리에 있음을 기억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