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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은 나 혼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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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양식 댓글 0건 조회 17,871회 작성일 10-05-26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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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은 나 혼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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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은 자리에서 일어나렴.

서울 도심에서 친구들과 함께 오토바이 등을 훔쳐 달아난 혐의로 피고인석에 앉은 A양에게 서울가정법원 김귀옥 부장판사가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말을 큰 소리로 따라하라고 했다.

 

'나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나는 이 세상에 두려울 게 없다.'

'이 세상은 나 혼자가 아니다.'

 

큰 목소리로 따라 하던 A양은 이 세상은 나 혼자가 아니다고 외칠 때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법정에 있던 A양 어머니도 함께 울었고, 재판진행을 돕던 참여관, 실무관, 법정 경위의 눈시울도 빨개졌다.

 

A양은 작년 가을부터 14건의 절도, 폭행을 저질러 이미 한 차례 소년법정에 섰던 전력이 있었다. 그러나 김 부장판사는 이날 A양에게 내린 처분은 법정에서 일어나 외치기뿐이었다. 그가 이런 결정을 내린 건 A양이 범행에 빠져든 사정을 감안했기 때문이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반에서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던 A양은 간호사를 꿈꾸던 발랄한 학생이었다. 그러나 남학생 여러 명에게 끌려가 집단폭행을 당하면서 삶이 바뀌었다. A양은 당시 후유증으로 병원치료를 받았고, 충격을 받은 어머니는 신체 일부가 마비되기까지 했다. 죄책감에 시달리던 A양은 학교에서 겉돌았고, 비행 청소년과 어울리면서 범행을 저지르기 시작한 것이다. 김 부장판사는 법정에서 말했다.

 

이 아이는 가해자로 재판에 왔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삶이 망가진 것을 알면 누가 가해자라고 쉽사리 말하겠어요? 아이의 잘못이 있다면 자존감을 잃어버린 겁니다. 그러니 스스로 자존감을 찾게 하는 처분을 내려야지요.

 

눈시울이 붉어진 김 부장판사는 눈물범벅이 된 A양을 법대(法臺) 앞으로 불러 세워놓고 말했다.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중요할까. 그건 바로 너야. 그 사실만 잊지 않으면 돼. 그러면 지금처럼 힘든 일도 이겨낼 수 있을 거야.

 

그러고는 두 손을 쭉 뻗어 A양의 손을 꽉 잡으며 말했다.

 

마음 같아선 꼭 안아주고 싶은데, 우리 사이를 법대가 가로막고 있어 이 정도밖에 못 해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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