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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분재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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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agathos 댓글 1건 조회 8회 작성일 26-09-12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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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분재를 보며

 

 

기파랑 노래처럼 푸르던 날은 가고

철사로 옥죄인 속박 속에서

너는 평생을 꼿꼿이 버텨왔구나.

 

물 한 모금조차 사치로 여겨지는

좁은 화분 흙바닥 위에서

스스로를 줄이고 또 줄여가며

너는 비로소 작은 대지가 되었다.

 

끝이 말라가는 바늘잎 끝마다

말하지 못한 가슴 속 피멍이 맺히고

뒤틀린 옹이진 줄기 사이로는

지나온 계절의 찬바람이 스쳐 간다.

 

누구는 너를 두고 풍류라 부르고

누구는 가둬진 예술이라 칭하지만

가만히 그 메마른 껍질을 쓸어보면

거기엔 나를 닮은 닮은꼴이 숨어있다.

 

높이 뻗고 싶었으나 멈춰야 했던 날들

작은 그릇에 맞추려 웅크리던 밤들

비록 온전한 숲은 되지 못하였으나

네가 토해내는 마지막 푸른 향기는

어느 거대한 거목보다 깊고 진하구나.

 

그래도 청청한 너의 모습에서

모진 세상의 풍파를 견뎌내며

정작 나마저 외면하고 살았던 

깊고 시린 내 영혼의 밑동을 본다.

 

▶ 기파랑(耆婆郞)은 신라 시대의 화랑 이름으로신라 시대 향가 찬기파랑가(讚耆婆郞歌)의 주인공

 

 


댓글목록

순녀님의 댓글

순녀 작성일

인생~
비유로 마음이 아려옵니다.
철사로 옥죄인 속박 속에서 
뒤틀린 옹이진 줄기사이에
끝이 말라보이는 솔잎 끝의 기운과 생명이 살아 있음의 가치는
~?
생각이 깊어지는 시
묵상합니다.
좋은 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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