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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실하면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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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agathos 댓글 0건 조회 5,018회 작성일 23-07-23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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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실하면 통한다!

11:5~13

2023. 7/23. 11:00(성령강림 후 여덟 째 주일

암호와 한계상황

칼 야스퍼스(K. Th. Jaspers)라는 철학자가 있다. 그는 법학과 의학을 전공한 정신과 의사였다. 그런데 건강이 악화되자 의사를 포기하고 철학을 공부했다. 그래서 그는 유신론적 실존주의 철학의 권위자가 되었다. 그의 철학적 주제에 암호한계상황이라는 것이 있다. 이 세상에는 초월자의 암호(Ziffle)로 가득차 있다고 그는 말했다. 이 암호를 읽어낼 때 인간은 신적 존재의 품에 안길 수 있고, 내면의 충만함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철학의 과제는 초월자의 암호를 해독하는 작업이라고 했다. 이를 신앙적으로 말하면 이 세상 만물 속에는 하나님의 숨결이 스며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온 천지에 가득한 하나님의 암호, 우리의 삶에 가득한 하나님의 암호, 하나님의 숨결을 느끼며 사는 사람이 복되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초월자의 암호와 더불어 한계상황을 그는 말한다. 사람은 자신을 둘러싼 상황(환경)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인간을 상황 내 존재’(In der Situation Sein)라고 했다. 그가 말하는 상황은 크게 두 가지다. 일상적으로 우리를 둘러싼 일반상황과 우리가 어쩔 수 없는 한계상황’(Grenzsituation)이 그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한계상황이다. 이 한계상황이란 우리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낭떠러지와 같은 것이다. 예를 들면 죽음, 고통, 갈등, 전쟁, 죄책감 같은 것이다. 이런 상황에 직면하면 사람들은 존재의 기반을 잃고 방황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초월자의 암호를 풀어 실존적 도약의 계기로 삼을 수도 있다. , 한계상황에서 초월자의 암호를 풀어 신적 존재의 품에 안기는 내면의 충만함, 곧 행복의 절정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앙적으로 말하면, 한계상황은 하나님을 찾게 만들고, 그리하여 참된 자신을 발견하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그의 철학은 그가 직접 세계대전이라는 한계상황을 경험했고, 이 경험을 철학으로 풀어낸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한계상황을 절망의 이유보다는 소망의 계기로 보려했다는 데 있다. 그래서 그에게 붙어진 이름이 비극적 실존의 치유자. 이것은 우리 성도가 십자가(죽음, 절망의 상징)를 부활(생명, 소망의 상징)의 서막으로 본 것과 같은 의미다. 아무튼 한계상황이 하나님의 암호를 풀어 삶의 도약의 계기가 된다는 그의 철학은 우리의 영적 생활에 중요한 도전과 통찰을 준다. 그 암호를 푸는 중요한 비결을 본문이 가르쳐주고 있다. 그것은 곧 기도.

 

벗됨이 아니라 간청함으로

지난주 말씀이 무엇을 위해 기도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었다면 본문은 어떻게 기도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주님은 밤늦게 찾아온 친구를 위해 간청하여 떡을 얻어다가 먹인 친구의 비유를 통해 말씀하고 있다. 여기 간청(8)이란 단어는 성경에서 본문에만 나오는데, 부끄러움(shamelessness)이 없는 뻔뻔스러운(impudence) 태도를 의미한다. 친구를 위해 떡을 구한 친구의 태도를 잘 보여주는 단어다. 친구를 위해, 그것도 밤늦게 찾아온 친구를 위해 자존심이나 체면을 다 내려놓고 친구에게 요청했고, 그 친구는 떡을 내어줄 수 없는 상황이었으나(7) 이런 그의 태도 때문에 떡을 내어주었다. 특히 떡을 내어준 친구에 대한 주님의 말씀이 압권이다. ‘내가 네게 말하노니 비록 벗됨으로 인하여서는 일어나서 주지 아니할지라도 그 간청함을 인하여일어나 그 요구대로 주리라.’(8). 이렇게 기도를 하라는 것이다. 자존심도 체면도 다 내려놓고, 참으로 부끄러움을 모르는 뻔뻔한 사람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기도하라는 것이다. 이는 심각성과 절박성, 간절함을 가진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태도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반드시 응답해주신다는 것이다(9,10). 그것도 좋은 것, 곧 성령을 주신다는 것이다(13). 그래서 대부분의 설교자들이 본문으로 간절히 열심히 기도하자는 내용으로 설교를 하고, 여러분 또한 이런 설교를 많이 들었을 것이다. 물론 결론은 비슷하겠지만 나는 조금 다른 방향에서 본문을 설교하려고 한다.

 

문제는 기도에로의 초대장이다.

살면서 우리는 크고 작은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때로는 야스퍼스가 말한 것과 같은 상황(문제)에 직면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문제에 직면했을 때 이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이다. 어떤 분의 글에서 뭘 해도 행복한 사람의 말버릇 3가지를 보았다. 첫째, ‘방법이 있을 거야!’ 둘째, ‘여기에도 의미가 있을 거야!’ 셋째, ‘이를 통해 반드시 배울 것이 있을 거야!’ 문제를 적극적으로 바라보고 해석을 한다는 것이다. ‘큰일이다.’ ‘이제 끝장이다.’ 이렇게 문제를 바라보지 않고 방법을 찾고 의미와 교훈을 찾는 것이다. 이런 생각과 말은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에 있다. 적어도 성도는 어떤 문제를 만났을 때, 그것이 심각하든 심각하지 않든 그것을 기도에로의 초대장으로 보아야 한다. 문제 뒤에 감춰진 복을 주시기 위해 나를 기도로 초청하고 계시구나 하고 생각해야 한다.

 

세상을 뒤집는 아이디어도 절체절명의 위기상황, 한계상황에 직면했을 때 나오는 경우가 많다신앙도 그렇다. 한계상황과 같은 위기상황에서 신앙이 결정적으로 성장한다. 그러므로 성도에게 문제는 위기가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의 역사를 체험하는 기회가 된다. 그러니 여러 위기상황은 자신을 내려놓고 하나님을 만나는 귀한 자리가 될 수 있다. 심각한 문제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로 절박대박이 되고, ‘절망소망이 될 수 있다.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유다의 14번째 왕 히스기야. 히스기야의 몸에 작은 종기가 생겼다. 선지자 이사야가 찾아와서 그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고 떠났다. 작은 종기가 죽을 병이라는 것이다. 이로 인하여 죽고 살지 못할 것이니 집에 유언하라는 것이었다(38:1). 이 말씀을 들은 히스기야는 얼굴을 벽으로 향하고 하나님께 기도했다(:2). 얼굴을 벽으로 향했다는 것은 누구도 상대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대신 하나님만 상대하겠다는 즉, 하나님께 집중하겠다는 태도다. 그리고는 기도를 했는데, 심히 통곡하며(:3) 부르짖었다. 자신의 죽음의 문제를 놓고 간절히 기도했다. 그랬더니 하나님께서 이사야를 통해 바로 응답해주셨다(:5). 절박한 위기상황, 곧 한계상황을 하나님의 기도요청으로 여기고 기도로 넘어섰다는 뜻이다. 우리 하나님은 문제보다 크시다. 문제를 문제로 바라보지 말고, 기도요청서, 기도에로의 초대장으로 바라보고 간절히 기도하는 우리 모두가 되자!

 

()거나 사소하다고 가볍게 여기지 말라!

길을 걸을 때 오르막이나 내리막보다 평지에서 넘어지는 경우가 더 많다. 심각한 큰 문제는 잘 견디며 잘 이겨냈는데, 사소한 문제로 허망하게 무너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방심(放心) 때문이다. 마음을 놓아버려서 그렇다. 노루나 사슴이 호랑이보다 빨리 달리면서도 호랑이의 먹이가 된 것도 마찬가지다. 호랑이의 사정권에서 완전히 벗어날 때까지 달아나지 않고, 자신이 빠르다는 것을 알고서 한 행동인지는 모르나 달아나다가 잠시 멈추고 꼭 뒤를 돌아본다는 것이다. 그 순간 간발의 차이로 뒤쫓아 온 호랑이에게 붙잡히게 된다고 한다. 순간의 방심이 이런 결과를 만든 것이다. 반면에 호랑이는 토끼와 같은 작은 짐승을 사냥할 때도 최선을 다한다고 한다. 이는 우리의 신앙생활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신앙생활을 잘 하는 비결 역시 작은 것도 크게, 적은 것도 많게, 사소한 것도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작다라는 의미의 영어단어 스몰’(small)을 보라! 여기에 모든 것을 뜻하는 ’(all)이 들어있다. 이 세상은 아무리 작은 존재, 작은 사건, 작은 문제라 할지라도 모두 그 안에 하나님의 암호로 가득하다. 꼭 한계상황에서만 이 암호를 풀어서 결정적으로 변하는 것은 아니다. 작은 것, 사소한 것에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특히 간절히 기도해야 한다. 사실 문제의 대소(大小), 경중(輕重)을 따지지 않고 기도하는 사람이 기도의 습관을 가질 수 있고, 이런 사람이 하나님의 암호를 풀 수 있다.

 

본문에서 매우 감동적인 점이 밤늦게 찾아온 친구를 위해 먹을 것을 빌린 친구의 모습이다. 문제는 밤늦게 예고도 없이 찾아온 친구가 문제다. 지금처럼 집집마다 냉장고에 먹을 것이 남아도는 시대도 아니고, 그저 식구들 입에 풀칠하기도 힘겨운 시대에 남의 집을 방문한 것이 문제다(은퇴한 어느 목사님의 고백). 하지만 이 친구는 아무 내색하지 않고 밤늦게 찾아온 친구를 기꺼이 맞아주고, 그 친구를 위해 마치 가족의 생사가 달린 문제처럼 친구 집을 찾아가서 자존심과 체면 다 내려놓고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떡을 빌려왔다. (친구)의 문제를 마치 자신의 문제처럼 여긴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태도는 불가능하다. 올바른 기도의 태도는 이와 같아야 한다는 것이다. 남의 문제를 자신의 문제처럼, 작은 것도 큰 것처럼, 사소한 것도 중요한 것처럼 절실하게, 간절하고 절박하게 기도하라는 것이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반드시 응답하신다는 것이다.

 

구하고, 찾고, 두드리라!

본문 9,10절에 지금까지 내가 이야기한 모든 것이 들어있다. ‘내가 또 너희에게 이르노니,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러면 찾아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러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구하는 이마다 받을 것이요. 찾는 이는 찾아낼 것이요.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니라.’ 본문은 기도를 의미하는 단어를 표현을 달리하며 ‘3이나 사용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기도를 강조하는 문학적 장치다. 또한 기도와 관련된 단어가 모두 현재 명령형이다. 현재형은 반복 혹은 계속을 뜻하고, 명령형은 기도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것을 강조한다. 결국 이 모두는 앞에서 말한 대로 기도는 항상 간절히, 절실하고, 절박한 마음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손자병법(孫子兵法) 구지(九地)편에 분주파부’(焚舟破釜)라는 말이 나온다. ()를 불태우고(), ()을 깨트린다()는 뜻인데, 무기나 군수물자가 아니라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절박감이 전쟁에서 승리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내용의 의미다. 전투에 지면 타고 돌아갈 배도 없고, 더 이상 밥을 해먹을 솥도 없다는 절실한 상황이 만들어지면 병사는 오직 승리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게 된다는 것이다. 무슨 일이든 절실하면 통한다(窮則通)는 것이다. 기도가 그렇다. 크든 작든, 사소하든 중요하든 간절히 기도해야 한다. 그래야 응답을 보장 받는다. 그리고 이런 태도를 가진 사람이라야 문제 속에서 하나님의 암호를 발견할 수 있다. 기도가 일상에서 하나님의 암호를 풀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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