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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헬퍼, ‘십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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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양식 댓글 0건 조회 15,173회 작성일 14-06-01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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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헬퍼, ‘십보라’

출4:24~26

2014. 6/1. 08:00, 11:00

로베레 장군

 2차 대전 당시 유대인의 영웅 ‘로베레 장군’과 관련된 일화다. 로베레 장군은 탁월한 리더십과 훌륭한 인품을 가진 유대인의 영웅이자 정신적 지주였다. 그런데 나치가 그와 용모가 아주 흡사한 좀도둑을 잡아서 그를 유대인의 수용소로 보냈다. 이는 로베레 장군의 이미지를 무너뜨리기 위한 계책이었다. 그들이 존경하며 따르던 로베레 장군이 실상은 아주 허접하고 저속한 인간임을 알게 해서 그에 대한 존경과 신뢰를 무너뜨리고, 그들의 단결력을 분산시키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가짜를 진짜 장군으로 믿은 그들은 그에게 극진한 대접을 하고, 각자 언행을 조심하고, 혹여 다툼이 생기면 그를 찾아가 ‘송구하지만~’이라며 조심스럽게 중재를 부탁했다. 이른바 ‘양아치’였던 가짜 장군이 진짜 장군으로 대접을 받은 것이다. 이렇게 되자 그의 태도도 진지해지고, 관대해지고, 품위 있게 행동을 하고, 말도 고급스러워졌다. 사람들의 진심어린 존경과 따름이 그를 진짜 훌륭한 장군으로 만든 것이다. 이 계략이 실패하자 나치는 결국 그를 데려가 사형을 집행했는데, 그는 끝까지 품위를 잃지 않고 장군답게 행동했다. 좀도둑이 존경받는 장군으로 생을 마감한 것이다.

 

주변 사람이 중요하다.

한 사람의 인생을 세워주기도 하고, 무너뜨리기도 하는 것은 주변 사람이다. 소위 허접한 양아치 같은 인간도 따르는 사람들이 영웅으로 알고 진심으로 존경하고 존중하니까 영웅으로 변했다. 사람은 누구든지 인정받고 존경을 받으면 변하기 마련이다. 자기를 인정해주고 믿어주고 사랑해주고 존중해주는 사람에게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 기대에 부응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반대로 탁월하고 훌륭한 사람도 주변 사람들이 인정해주지 않고 자꾸 무시하면 점점 무기력해져서 자신의 재능과 능력을 발휘하지를 못하게 된다. 아이들도 비난하고 꾸짖기만 하면 점점 소극적으로 변하여 어긋나가게 된다. 반면 자주 칭찬하고 격려하고 응원해주면 자신감을 갖게 되고 긍정적으로 변하게 된다.

 

부족한 점이 있고, 약점이 있더라도 그것을 덮어주면서 격려하고 존중해주면 반드시 극복하고 탁월한 사람으로 거듭나게 된다. 바로 이것이 예수님의 용인술(用人術)이다. 베드로가 그의 형제 안드레의 인도로 예수님께 왔을 때,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가 요한의 아들 시몬이니 장차 게바라 하리라.”(요1:42). 여기서 ‘게바’는 반석이다. 조그마한 조약돌, 쉽게 깨지는 작은 돌이 아니라 거대한 돌, 육중한 바위, 견고한 바위다. 그가 장차 반석과 같은 인물이 될 것이라는 말씀이다. 시몬은 ‘듣는다’는 뜻인데, 이는 긍정적으로는 하나님의 말씀을 잘 듣는 사람, 혹은 기도하면 하나님이 들어주시는 사람, 아주 영적인 사람을 뜻한다. 하지만 부정적으로는 너무 많은 소리를 듣고 어쩔 줄 몰라 하는 사람, 결정을 못하는 사람, 변덕이 심한 사람, 감정조절이 안되는 사람이란 뜻이다. 베드로의 성격이 여기에 딱 들어맞는다. 이런 그가 흔들리지 않는 반석과 같은 존재가 된다는 말씀이 가당키나 한가? 하지만 그는 그렇게 되었다. 교회사에서 거대하고 육중한 반석과 같은 존재가 되었다. 물론 그는 자주 넘어지면서 실패를 거듭했다. 그 때마다 주님은 책망대신 잔잔한 미소로 바라보시며 그를 붙잡아주시고, 다시 일으켜주셨다. 끝까지 신뢰하며 격려하셨다(요21:). 지난 주일에는 교회를 세우고, 교회의 지도자를 세워준 아름다운 부부에 대하여 말씀을 드렸다. 오늘은 남편을 세워준 현숙한 아내에 대하여 은혜를 나누고자 한다.

 

모세를 품은 여인들

모세의 생애에 중요한 역할을 한 세 여인이 있다. 첫째는 그의 어머니 요게벳이다. 이집트 왕의 명령을 어기면서까지 목숨을 걸고 그를 지켰고, 유모가 되어 그를 돌보며 그에게 신앙교육과 민족교육을 시켰던 사람이다. 그래서 그로 하여금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선민의식과 히브리인이라는 민족의 정체성을 갖게 했다. 둘째는 이집트 왕 바로의 공주다. 물에 던져진 그를 건져내어 자신의 양자로 삼고, 그를 말과 하는 일들에 능한 탁월한 왕재(王才)로 길렀던 사람이다. 그를 이집트의 영웅으로 성장시킨 은인이다. 셋째는 오늘 본문에 나온 그의 아내 ‘십보라’다. 그녀는 미디안 제사장 이드로의 일곱 딸 중 맏이로 도망자로 전락한 그를 남편으로 맞아 좋은 안식처가 되었던 사람이다. 모두가 위기의 모세를 도왔던 사람들이다. 이들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모세라는 하나님의 종, 민족의 지도자가 탄생한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하나님께서 이 여인들의 손길을 통하여 당신의 종 모세를 길러내신 것이다.

 

십보라의 조용한 내조

출애굽의 영웅 모세의 아내 십보라에 대한 성경의 기록은 아주 적다(출2:21, 18:2, 본문). 성경이 그녀를 너무 홀대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하지만 기록의 양이 반드시 그 사람의 중요도를 나타낸 것은 아니다. 사실 이것은 영웅 아내들의 공통점이다. 우리 민족을 전란의 위기에서 구한 이순신 장군에 대해선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그의 아내(상주 방씨)를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것이 곧 이인자의 삶이다. 진정한 이인자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리더를 세워주는 사람이다. 모세에게 십보라는 이런 존재였다.

 

1. 어려울 때 함께 있어준 고마운 사람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은 잃을 것도 없지만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은 잃을 것도 많다. 때문에 그만큼 상실감이 클 수밖에 없다. 모세는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이다. 그가 비록 출신은 히브리인이지만 이변이 없는 한 이집트의 왕좌는 그의 것이었다. 이는 그가 천하를 가진 사람이란 뜻이다. 그런데 한 순간에 그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그것도 살인자가 되어 왕궁을 떠나야했다. 세우고 모으는 데는 평생이 걸려도 그것을 무너뜨리는 데는 한순간이란 말이 실감이 난다. 그는 달랑 하나 남은 목숨을 지키기 위해 미디안 광야를 방황하는 도망자가 되었다. 이런 그에게 보호처를 제공한 사람이 미디안 제사장 이드로였고, 이런 그에게 안식처가 되고 위로가 되어준 사람이 십보라였다. 그는 이렇게 왕자의 옷 대신 양치기의 옷을 입고, 군대를 호령하는 대신 양떼를 지키는 목동으로 40년의 세월을 광야에서 보내게 되었는데, 이는 하나님의 일꾼이 되기 위한 연단의 과정이었다. 그 길고 외로운 과정을 곁에서 묵묵히 지켜준 사람이 그의 아내 십보라다. 그러면서도 그가 본격적으로 사역에 나서자 사역에만 집중하도록 자녀들과 함께 조용히 뒤로 물러났다. 자신과 자녀들이 사역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노력한 것이다.

 

사실 부부란 곁에 있어준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존재다. 특히 어려운 시간을 보낼 때는 더욱 그렇다. 모세를 도운 사람들이 많지만 십보라가 더욱 중요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힘들고 어려운 시간에 묵묵히 곁을 지켜주었기 때문이다. 이 일은 아내(혹은 남편) 외에는 그 누구도 할 수 없다. 조강지처(糟糠之妻), 빈천지교(貧賤之交)라는 말이 있다. 구차할 때 함께 고생한 아내, 어려울 때 함께 했던 친구를 뜻하는 말로,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함께 해준 고마운 사람을 의미한다. 모세에게 십보라는 바로 그런 사람이다. 이런 그녀가 있었기에 그 힘든 과정을 모두 이겨낸 지도자 모세가 탄생한 것이다. 정말 힘들과 어려울 때는 누군가 곁에 있어준 것만으로 위로가 되고 힘이 된다. 살아갈 이유가 되고, 용기를 얻게 된다. 그러는 과정에서 치유가 되고 회복이 되고 세워져가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저에게 십보라는 여러분이다. 그리고 제게 특별한 재능이나 능력은 없지만 저 역시 여러분의 곁을 성실하게 지키는 십보라가 되겠다.

 

2. 모세의 생명을 지킨 생명의 파수꾼

본문은 모세가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여 자기 백성을 이집트에서 구하러 가는 도중 죽을 위기에 처한 내용이다. “여호와께서 그를 만나사 그를 죽이려 하신지라”(24/ 모세가 중한 병에 걸린 것으로 추정-①할례를 그의 아내가 행한 것, ②26절 그를 놓아주시니라 이는 치료하셨다는 의미). 그 이유는 자녀에게 언약의 상징으로 아브라함 때부터 명령한 할례를 행하지 않은 것 때문이다(26). 그런데 십보라가 그 상황을 재빨리 알아차리고 아들에게 할례를 행하여 모세가 죽음을 모면하게 되었다는 내용이다(25). 하지만 여러분은 이 상황이 이해가 되는가? 하나님께서 그토록 거절하는 모세를 설득에 설득을 거듭하여 겨우 사역자가 되게 해놓고, 사역을 위해 떠난 그에게 나타나셔서 자녀에게 할례를 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죽이려 하셨다. 그렇지만 깊이 생각해보면 중요한 교훈을 준다. 이는 주어진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선 지독한 시련과 시험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큰 일을 수행해야 할 사람일수록 그가 감당해야 할 시험의 수위가 높은 법이다. 사명자는 자신이 먼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본을 보여야한다는 점이다. 하나님은 아무리 위대한 일을 맡은 사역자라도 잘못은 준엄하게 꾸짖는 엄격하신 분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생명의 파수꾼으로서 여성의 위대성이다. 출애굽기에는 이 내용이 여러 번 나온다. 1장에서 히브리인의 남자 영아들의 생명을 지킨 히브리 여자 산파 십브라와 부아, 2장에서 이집트 왕의 명령으로부터 아기 모세를 지킨 그의 어머니 요게벳, 그리고 나일 강에 떠나려가는 아기 모세의 생명을 구한 바로의 공주, 본문에서는 그의 아내 십보라다. 그녀는 죽이시려고 한 하나님의 손길에서 남편 모세의 생명을 지켰다. 그리하여 모세로 민족 구원이란 대업을 성취하도록 도왔다. 결국 그녀가 한 일은 자신의 남편 한 사람만 구한 것이 아니라 억압받는 이스라엘 민족 전체를 살려낸 위대한 구원사건이었다. 그녀는 ‘작은 새’라는 뜻을 가진 이름과는 달리 결코 작지 않은 인생을 살았다. 그녀의 삶은 한 사람을 살리는 것이 얼마나 놀랍고 위대한 일인가를 잘 보여준다. 물론 직접적으론 그 한 사람을 살리는 것이지만 긴 안목에서 보면 그 사람과 관련된 모든 것을 살리는 일이다. 그렇다. 한 사람을 돕는 것이 천하를 돕는 것이고, 한 사람을 세워주는 것이 천하를 세워주는 것이다. 한 영혼을 살리는 것은 천하를 살리는 것이다. 이것이 신자와 교회의 존재목적이자, 추구해야 할 최고의 가치다. 신자와 교회는 십보라처럼 돕는 자로, 세워주는 자로 세움을 받은 사람들이고, 기관이다. 주변에 죽어가는 것들을 지키는 ‘생명의 파수꾼’(신자와 교회의 존재 목적)으로 세움을 받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한 생명’(추구해야 할 가치)에 최고의 가치를 두고 살아야 한다.

 

헬퍼(helper)가 되라!

마라톤 경기에 무명의 선수가 세계적인 선수들과 나란히 달리거나 앞으로 튀어나와 선두로 질주하다가 중도에 기권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그들 중 대개는 자기편 주전 마라토너의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내세워진 선수다. 이들은 경기에 참가하지만 자신의 기록이나 입상이 목표가 아니다. 팀의 더 나은 기록을 유도하거나 우승 가능한 동료가 잘 달릴 수 있도록 속도를 조절하기 위하여 배치된 사람들이다. 이들을 가리켜 ‘페이스 메이커’(pace maker)라고 한다. ‘헬퍼’(helper)인 셈이다. 이들 때문에 팀이나 주전 선수가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인생도 마라톤 경주와 같다. 성공적인 완주를 위해선 서로가 서로의 헬퍼가 되어야 한다. 순종이란 자신이 헬퍼인 것을 기뻐하는 것이고, 헌신이란 자신을 헬퍼의 자리에 앉히는 것이다. 우리는 그 모습을 모세의 아내 십보라에게서 확인하였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가 흠모하는 주님의 삶이셨다. 그 모범을 보이셨다. 주님은 우리의 헬퍼가 되시기 위해 순종과 헌신의 삶을 사셨다. 우리 또한 십보라처럼, 그리고 주님처럼 아내를 위해, 남편을 위해, 자녀를 위해, 부모를 위해, 그리고 교회와 지체들을 위해 기꺼이 헬퍼가 되자. 건강한 가정, 건강한 교회, 건강한 사회는 바로 이런 사람이 많은 곳이다. 이것을 사명으로 아는 사람이 이런 가정, 교회, 사회의 주인공이다. 우리 모두 이런 사람이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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